북한이 김정일 사망 12주기인 17일 오후 10시 38분쯤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로 추정되는 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혔다. 지난달 22일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지 25일 만에 또 심야 도발을 한 것이다. 올해 17번째 탄도미사일 발사다.
한미가 제2차 핵협의그룹(NCG) 회의에서 내년 8월 한미연합연습 때 북한의 핵사용을 상정한 훈련을 실시하기로 하고, 이날 부산기지엔 미 핵 추진 잠수함인 미주리함이 입항한 데 대한 반발로 풀이된다. 북한 국방성은 미사일 발사 직후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배포한 대변인 담화에서 NCG 회의 결과에 대해 “노골적인 핵 대결 선언”이라고 했다.
합참은 이날 “우리 군은 경계태세를 격상한 가운데 미·일과 북 탄도미사일 관련 정보를 긴밀하게 공유하면서 만반의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북한의 탄도미사일이 일본의 배타적 경제 수역(EEZ) 밖에 낙하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이날 미사일 도발은 북한이 이르면 이달 중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시험 발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이뤄졌다. 김태효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1차장은 이날 방미 일정을 마치고 인천공항으로 귀국하면서 취재진에게 “미국도 12월 중 혹은 늦어도 연초까지는 북한이 ICBM을 포함한 탄도미사일 도발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북한의 이런 도발이 이어진다면, 한미 간 필요한 조치, 한국과 미국이 각자 할 수 있는 조치, 한·미·일이 공동으로 할 수 있는 조치를 함께 마련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은 지난달 22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고체 연료 기반의 신형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이었는데 시험 발사에 실패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다시 도전할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