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비무장지대(DMZ) 내 경의선 육로를 방벽으로 차단하고 도로 옆으로는 지뢰를 다량 매설한 사실을 군이 파악했다. 김정은이 지난달 “대한민국 것들과는 그 언제 가도 통일이 성사될 수 없다”고 공언한 가운데 북한이 남북 교류 단절 행보에 나선 것이다. 경의선 육로는 현재 개성공단으로 가는 남북 간 유일한 통로다.
군 관계자는 5일 “북한군이 지난해 12월 초부터 경의선 육로를 방벽 등 장애물로 봉쇄하고 포장도로 옆으로는 지뢰를 매설해 통행을 막았다”고 했다. 경의선 육로는 개성공단이 가동되기 시작한 2004년 완공돼 남북 경제 협력의 혈관 역할을 했다. 2016년 개성공단이 폐쇄되면서 사용이 중단됐다가 2018년 ‘판문점 선언’ 이후 운용이 재개됐다. 하지만 2019년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이 노딜로 끝나면서 폐쇄된 상태였다. 북이 이 길을 차단하고 지뢰밭으로 만든 것은 남북 관계 단절을 시사하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군 관계자는 “물리적으로 도로를 파괴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경의선 육로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보인다”고 했다. 북한은 지난 2009년 3월 한미 훈련(키리졸브) 당시에도 항의의 의미로 경의선 육로를 차단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목재로 임시 복원에 나섰던 비무장지대 내 감시 초소(GP) 11곳 중 여러 곳을 콘크리트를 사용해 최근 완전 복원한 것도 군 감시 장비에 의해 확인됐다. 북한은 6년 전 9·19 군사 합의에 따라 비무장지대(DMZ) 내에서 운영 중이던 11개 GP 중 10개를 파괴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부터 GP 본격 운용을 위해 목재로 복원했고 이를 콘크리트로 대체한 것이다. 감시 초소를 장기간 운용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앞서 우리 군 당국은 지난 11월 말 북한이 9·19 군사 합의 전면 파기 선언 이후 GP를 목재로 복원하고, 중화기를 반입하는 장면을 포착한 바 있다. 군 관계자는 “우리 군도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