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이 서북도서 지역에서 해안포 도발을 감행한 5일 오후 인천 옹진군 백령도에서 국군 K1E1 전차가 해상사격훈련을 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뉴스1

북한이 5일 서해 백령도·연평도 방향으로 200발 가까운 포탄을 쐈다. 우리 군도 이에 대응해 북한이 쏜 포탄의 2배인 400여 발을 북방한계선(NLL) 남측 해상을 향해 발사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당 전원회의에서 “남조선 전 영토 평정을 위한 대사변을 준비하라”고 지시한 가운데, 4월 총선을 앞두고 북한의 대남 도발이 본격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래픽=양인성

합참은 이날 “북한군이 오전 9시부터 오전 11시까지 백령도 북방 장산곶과 연평도 북방 등산곶 일대에서 200발 이상의 사격을 실시했다”고 했다. 포탄은 NLL 북측 해역에 떨어졌다. 북한도 “포 47문을 동원해 192발의 포탄으로 5개 구역에 대한 해상 실탄사격 훈련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연평도 등 일부 서북 도서에서는 주민 대피령이 내려졌다. 우리 국민과 군 관련 피해는 없었다.

백령도 주민·관광객, 北 포격에 놀라 대피소로 - 북한이 서해 백령도·연평도 인근을 향해 200발의 포를 발사한 5일 오전, 백령도 주민과 관광객들이 대피소에 모여 있다. 우리 군은 북 도발에 대응해 400발의 포사격을 했다. 서북 도서 우리 군이 포사격을 한 건 9·19 합의 뒤 6년 만이다. /옹진군

남북은 2018년 9·19 군사 합의를 통해 서해와 동해에 ‘완충 수역’을 설정하고 포사격을 중단하기로 합의했다. 한국군은 포격 훈련을 중지했지만 북한은 합의를 무시한 채 이날을 포함해 16차례 완충 수역에서 포격 훈련을 실시했다. 이날 백령도 등에 배치된 우리 군이 대응 포격을 한 것은 2018년 9·19 합의 이후 6년 만이다.

합참은 북한의 포격에 대해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고 긴장을 고조하는 도발 행위”라고 했다. 반면 북한군 총참모부는 한국군의 새해 훈련에 대한 대응 차원이라고 주장하며 “민족, 동족이라는 개념은 이미 우리의 인식에서 삭제됐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