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200여발에 달하는 북한의 포격 도발에 400여발의 포로 응수한 군은 ‘귀신도 잡는’ 해병대였습니다. 해병대 백령도 6여단과 연평부대는 용산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의 지시에 따라 K-9자주포와 K1E1 전차로 대응 포격을 퍼부었습니다.
군이 국방기자단에 공개한 대응 포격 영상을 보면, 해병대의 상징색인 붉은색 이름표를 철모에 단 장병이 숙달된 자세로 포탄을 장전하는 모습이 나옵니다. 눈빛은 흔들림이 없고, 구호 소리는 우렁찹니다. 포탄이 바로 코앞에서 “쾅!”하고 굉음을 내는데도 해병은 의연합니다.
새해 인사를 포격으로 하는 북한의 도발에 당황하거나 허둥지둥할 법도 한 데 해병은 그러지 않았습니다. 기다렸다는 듯이 북한 포격의 2배인 400여발의 대응 포 사격을 완수했습니다.
군 안팎에서는 “역시 해병대”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해병대가 ‘해병대’했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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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는 북한의 턱밑을 겨눈 비수(匕首)와 같은 전략적 요충지인 백령도와 연평도를 사수하고 있습니다. 정예 부대 중의 최정예 군이 해병대입니다. 북한 4군단은 ‘병풍’처럼 펼쳐진 옹진반도와 서북 도서에 해안포·야포·방사포 등을 해안 절벽 굴 속 등에 쫙 깔아놓고 백령도와 연평도를 겨누고 있습니다.
연평도와 백령도를 사수하는 해병대는 수적으로 열세입니다. 연평도와 백령도 뒤에는 바다밖에 없습니다. 받쳐주는 지상군이 없습니다. 목숨을 걸고 외딴 섬을 지키고 있습니다. 지도를 보면 북한군이 연평·백령도를 상륙 점령 시도를 하려면 할 수 있겠구나 싶을 정도로 북한 측에 가깝습니다.
연평·백령도에서 해병대가 포 사격을 한 것은 2018년 9·19 남북 군사합의가 체결된 이후 무려 6년만입니다. 북한은 서북도서에서 포 사격 훈련 등을 말자는 9·19 합의를 무시하고 그간 수차례에 걸쳐 해안포를 쏘았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대응 포격을 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북과의 합의를 지키기 위해 연평도·백령도에 배치된 K-9 자주포를 바지선 등에 싣고 경기도 포천, 경북 포항 등까지 옮겨 사격 훈련을 실시했습니다.
그러다 이번에는 연평도와 백령도에서 대응 포격에 나섰던 것입니다. 북한이 지난해 11월 23일 9·19 합의를 전면 파기 선언했는데다 그후 처음으로 해안포 도발을 해왔기 때문에 자위권 차원의 대응 훈련이 필요했습니다. 6년 만의 연평·백령도 현장 포격이었지만, 해병대는 완벽하게 해냈습니다.
해병대는 올해 북한이 한미 주요 정치 일정에 맞춰 갖가지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커져 ‘당장 오늘 밤이라도 싸울 대비태세’를 갖추기 위해 심기일전해왔다고 합니다.
해병대는 달력을 만들면서 11월 달력 사진으로 2010년 11월 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당시 불길 속에서도 반격에 나서는 K-9자주포와 여기에 탑승한 해병대원의 사진을 실었습니다.
해병대에 물어보니 “그때 그 정신을 잊지 말자”는 뜻으로 고른 사진이라고 답했습니다.
달력 아래에는 간결한 일곱 글자가 쓰여 있었습니다.
호국충성해병대.
해병대가 있는 한 백령도와 연평도는 끄떡없습니다.
요즘 군인에게 위문 편지 쓰는 ‘미풍양속’이 사라져가고 있다는데, 이번 일을 계기로 최전방 중의 최전방에서 묵묵히 ‘호국 충성’하는 해병대원들에게 위문 편지를 써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이상 뉴스레터 외설(外說)이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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