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4일 동해상으로 발사한 미사일이 극초음속(hypersonic) 미사일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군 관계자는 이날 본지에 “중거리 탄도미사일이 아닌 신형 극초음속 미사일을 발사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고도·거리가 극초음속 미사일의 특성을 가지고 있어 추가 분석 중”이라고 했다. 현재 군은 준중거리 탄도미사일(MRBM),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극초음속 미사일 3가지 가능성을 모두 배제하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과거 북한이 발사한 극초음속 미사일은 정점고도 30~60km 안팎이었다. 이날 일본 언론은 일본 방위성을 인용해 “북한 탄도미사일이 정점고도 약 50㎞ 이상으로 최소 500㎞를 비행했다”고 전했다. 우리 군이 파악한 비행거리 1000km와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일본 방위성 추정대로 정점고도가 50km에 머물렀다면 극초음속 미사일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신종우 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이날 본지에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쐈다면 정점고도가 수백km에 달했을 가능성이 높은데, 정점고도가 낮아 극초음속 미사일로 볼 여지가 있다”고 했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음속보다 5배 빠른 마하5 이상으로 날아가는 미사일을 뜻한다. 시속 마하5는 서울에서 평양까지 1분대에 도달할 수 있다는 뜻이다. 빠르면서 요격도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발사 뒤 탄도미사일처럼 상승했다가 대기권에 재진입한 이후에는 순항미사일처럼 비행한다. 속도는 마하5 이상이고 비행 궤적이 예측하기 어려워 요격이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전략사령부 존 하이텐 사령관은 지난 2018년 3월 미 의회 군사위원회에서 “극초음속 무기를 방어할 수 있는 어떤 수단도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북한은 2021년 극초음속 미사일인 ‘화성-8형’ 시험발사를 시작으로 2022년 1월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당시 조선중앙통신은 “700km 밖 표적을 오차 없이 명중했다”고 밝혔다. 극초음속 미사일이 맞을 경우 당시보다 사거리가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김정은은 지난해 9월 러시아를 찾아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 함께 러시아제 극초음속 미사일과 전략폭격기 등을 시찰한 바 있다.
북한은 14일 오후 동해상에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발사했다. 신년들어 최초, 지난달 ICBM 발사 이후 27일만의 미사일 도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