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정부는 북한의 ‘핵 선제 사용 법제화’를 비판한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이 “편향적”이라고 비난한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 발언에 대해 게오르기 지노비예프 주한 러시아대사를 초치해 항의했다.
이날 외교부는 정병원 차관보가 3일 오후 지노비예프 대사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로 초치해 러시아 외무부 마리야 자하로바 대변인이 윤 대통령의 발언을 “편향적”이라고 언급한 것에 대해 엄중히 항의했다고 밝혔다.
정 차관보는 이 자리에서 “러시아 측이 진실을 외면한 채 무조건적으로 북한을 감싸면서 정상의 발언을 심히 무례한 언어로 비난한 것이 매우 유감스러우며, 한러관계를 더욱 악화시킬 뿐”이라고 했다.
앞서 1일(현지시각) 러시아 외무부 마리야 자하로바 대변인은 논평에서 “DPRK(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가 ‘선제적 핵 공격’을 법제화한 세계 유일한 국가라고 주장하는 윤석열 한국 대통령의 발언은 노골적으로 편향됐다”고 말했다.
이는 윤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주재한 57차 중앙통합방위회의에서 “북한 정권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핵 선제 사용을 법제화한 비이성적 집단”이라고 언급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핵 선제 사용 법제화’는 2022년 9월 북한이 14기 9차 최고인민회의에서 채택한 핵 독트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핵무력정책에 대하여’를 뜻한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이러한 발언은 DPRK를 겨냥한 공격적인 계획을 흐리려는 목적에서 나온 것”이라며 “미국과 한국, 일본을 포함한 그 동맹국들의 뻔뻔스러운 정책으로 한반도와 그 주변에 긴장과 갈등이 계속 증가하는 상황에서 (해당 발언은) 특히 끔찍해 보인다”고 비난했다.
외교부는 이에 대해 3일 오전 언론 공지를 통해 “일국의 외교부 대변인의 발언으로는 수준 이하로 무례하고 무지하며 편향돼 있다”며 “러시아의 지도자가 명백한 국제법 위반 행위인 우크라이나 침공을 특별군사작전이라고 지칭하는 것이야말로 국제사회를 호도하려는 억지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이어 “이런 발언은 북한의 위협적인 수사와 지속적인 무력 도발이 한반도와 역내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는 명백하고도 객관적인 현실을 도외시했다”며 “국제사회의 규범을 성실하게 준수하는 국가의 기준에 비춰 볼 때 혐오스러운 궤변”이라고 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