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4일 대구를 찾아 국립 구국운동기념관 건립을 약속했다. 국가보훈부는 오는 2030년까지 약 2500억원을 투자해 기념관을 건립하겠다고 이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4일 대구 북구 경북대학교에서 '첨단 신산업으로 우뚝 솟는 대구'를 주제로 열린 열여섯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윤 대통령은 이날 “애국도시 대구의 상징이 될 국립 구국운동기념관을 서문시장 인근에 건립할 것”이라며 “대구에서 시작된 국채보상 운동을 비롯해 국가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앞장서 일어났던 대구의 정신을 널리 알리고 계승하는 공간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보훈부에 따르면 국립 구국운동기념관은 서문시장 인근인 대구 중구 대신동 일대 약 4000평 대지에 지하 3층·지상 3층 규모의 기념관과 공원을 조성한다. 2030년까지 완공하는 것이 목표다. 사업비는 약 2530억원이다.

보훈부에 따르면 대구는 일제의 경제주권 침탈에 대항한 ‘국채보상운동(1907년)’의 발원지다. 1915년 대표적인 항일결사 단체인 ‘대한광복회’가 최초로 결성된 지역이기도 하다. 대구는 국내 유일한 독립유공자 전용 국립묘지인 ‘국립신암선열공원’이 조성돼 있고, 6·25전쟁 당시 인천상륙작전 등 반격의 발판을 마련한 낙동강 방어선 전투의 핵심 거점이었다. 이후 4·19혁명의 도화선이 된 대한민국 최초의 민주운동인 ‘2·28민주운동(1960년)’도 대구에서 이뤄졌다. 흔히 ‘보수의 심장’으로 수식되지만 대구는 역사적으로는 국가의 진보를 외쳤고 나라가 어려울 때 망설임 없이 일어났던 호국의 도시라는 것이다.

이승우 보훈문화정책관은 이날 대구에서 열린 민생간담회에서 관련 질의에 “대구는 어느 지역보다도 국가를 지키고 바로 세우는 근현대사에서 큰 영향을 끼친 곳”이라며 “독립·호국·민주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긴 상징시설 건립이 필요하다는데 공감한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기념시설에 대한 기본구상과 타당성 연구용역은 물론, 대구시와 실무협의체를 구성해 대구시와 대구시민의 의견을 반영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보훈부는 구국운동기념관 건립을 위해 건립 타당성 및 기본구상 연구용역 업체를 이달 중 선정해 오는 9월까지 용역을 실시할 계획이다. 연구용역은 대구광역시에서 요청한 사업계획서를 토대로 사업의 적정성과 제반 여건을 분석하고 기념시설의 기본구상안을 도출하기 위해 심도 있게 진행한다고 한다. 이후 이를 바탕으로 올 하반기 예비타당성 조사를 의뢰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