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찬양하기 위해 만든 새로운 선전가요 뮤직비디오가 고가의 일본산 악기를 사용해 제작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30일 미국의 소셜미디어 ‘레딧’에 게시된 글을 인용해 북한 선전가요 ‘친근한 어버이’의 뮤직비디오에 일본 악기제조 회사 ‘코르그’와 ‘롤랜드’의 신시사이저가 쓰였다고 보도했다. 또 뮤직비디오에 등장한 가수들은 일본 ‘소니’ 것으로 추정되는 헤드폰을 착용하고 있었다. 코르그와 롤랜드의 신시사이저는 온라인 쇼핑몰에서 수백만원에 팔리는 고가의 제품이다. 소니 헤드폰도 수십만원을 호가한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006년 북한의 제1차 핵실험에 대응해 채택한 대북 제재 결의 1718호에 따라 북한으로의 사치품 수출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고가 물품을 활용해 뮤직비디오를 제작하며 북한이 김정은 정권의 핵심 호위 세력 관리와 체제 유지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북한은 이 같은 고가 음향장비 등을 활용한 뮤직비디오 ‘친근한 어버이’를 지난 17일 처음 공개했다. 이 뮤직비디오는 김 위원장이 평양 화성지구 2단계 살림집 준공식 행사에 참석한 것을 보도할 때 조선중앙TV를 통해 방송됐다. 뮤직비디오는 김정은을 ‘위대한 영도자’와 ‘친근한 어버이’로 묘사하고 딸 주애를 여러 차례 보여주면서 인민이 한마음으로 김씨 일가를 신뢰하고 있음을 부각한다. 빠른 비트의 음악, 속도감 있는 화면 전환으로 기존 북한 뮤직비디오 문법과 달리 최근 트렌드를 따라가려고 한 정황이 엿보인다. 동시에 리춘히 등 조선중앙TV 아나운서들도 등장시켜 북한 기성세대에게는 친숙함을 느끼게 했다.
뮤직비디오에 등장하는 메인 보컬은 신인가수 ‘김류경’으로 알려졌다. 김류경은 2022년 7월 27일 평양 조국해방전쟁승리기념탑 앞에서 열린 이른바 ‘전승절’(정전협정체결일)기념행사에서 등장한 신인 가수로, 김정은이 참석했던 2023년 신년경축공연에서도 공연했다. 북한이 체제 선전 뮤직비디오에 고가의 일본 음향 장비를 동원한 것은 K-팝을 접하며 음악 취향이 세련되어진 ‘장마장 세대’를 겨냥한 선전선동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