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지난 2월6일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상견례를 겸해 통화를 갖고 있다. /외교부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의 초청을 받아 13일 오전 베이징으로 출국한다. 조 장관은 14일 저녁까지 베이징에 머물며 한·중 양국 간 현안을 조율할 예정이다.

우리 외교부 장관이 베이징을 찾은 것은 2017년 11월 강경화 당시 외교 장관의 베이징 방문 이후 6년 6개월 만이다. 박진 전 외교부 장관이 2022년 8월 중국을 방문해 왕 부장을 만났지만, 당시에는 베이징의 코로나 방역 제한 조치가 완전히 풀리지 않아 산둥성 칭다오에서 회담이 열렸다. 조 장관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예방하고, 2014년 7월 이후 10년 동안 한국을 방문하지 않은 시 주석의 방한 문제를 논의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강 전 장관이 2017년 문재인 당시 대통령의 국빈 방중을 앞두고 그 준비를 위한 외교 장관 회담차 베이징을 찾았을 때는 시 주석을 만나지 못했다.

이번 한·중 외교 장관 회담에서는 26~27일 서울에서 열리는 한·중·일 3국 정상 회의 외에 한·중 양자 관계 회복과 한반도 문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분쟁 등이 두루 논의될 전망이다. 다만 한·미, 한·미·일 3국 협력에 촉각을 곤두세워 온 중국이 관계 개선의 대가로 부담스러운 요구를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와 관련해 중국 관영 환구시보의 영자 매체 글로벌타임스는 “한국 내부에서도 미국을 포함한 서방 국가들과 무조건적인 동맹 외교를 했지만, 그 대가로 받은 대우가 이상적이지 못해 반성이 이어지고 있다”며 “이번 (3국) 정상 회의가 한국 정부에 보기 드문 외교 노선 수정의 기회를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외교부는 조 장관이 베이징에서 우리 기업인들과 간담회를 하며 기업인들의 건의·애로 사항을 듣는다고 전했다. 또 한·중 외교 장관 회담 후에 중국 전역에 파견된 총영사들을 소집해서 그 결과를 공유해 주기 위한 회의도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