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의 스텔스 전투기 F-22 랩터 4기가 한반도에 전개된 것이 14일 확인됐다.
미 7공군과 미 국방부의 국방영상정보배포서비스(DVIDS)에 따르면 미 공군 F-22 랩터 전투기 4기가 지난 13일 전북 군산 주한미군 공군기지에 착륙했다. F-22는 미 공군 5세대 전투기로 첨단 스텔스 기능을 갖춰 레이더로 탐지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유사시 북한 지도부와 주요 시설을 은밀하게 정밀 타격할 수 있는 전략무기로 꼽힌다.
이번에 한반도에 전개된 F-22는 미 태평양공군 하와이 진주만-히캄 기지에 소속된 기체라고 한다. 미 측은 “지역 동맹과의 전투 훈련을 통해 자유롭고 개방된(free and open) 인도 태평양을 지키기 위한 헌신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미 연합훈련 또는 한·미·일 공중 연합훈련 가능성이 점쳐지는 이유다.
군 전문가는 “푸틴이 곧 방중하는 등 북·중·러 밀착이 이뤄지는 국면에서 이를 견제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했다. F-22가 한반도에 전개된 것은 작년 2023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서울 국제 항공우주·방위산업 전시회(ADEX) 참가를 위해 온 것으로 전술적 의미는 상대적으로 작았다. F-22가 연합훈련을 위해 한반도에 전개됐던 것은 2022년 12월 한·미 공중 연합훈련 때가 마지막이었다고 한다.
1990년대 개발된 F-22는 혁명적인 기술 수준을 과시해 ‘외계인을 고문해 만든 전투기’라는 별명을 얻었다. F-22가 이런 별명을 갖게 된 데엔 레이더에 작은 곤충 크기로 잡히는 스텔스 성능과 함께 놀랍고 뛰어난 기동성이 영향을 끼쳤다. 지난해 ADEX에서 F-22의 시범비행을 지켜본 한 전투기 조종사 출신 예비역 공군장성은 “그동안 내가 배운 항공상식과 전투기 조종 경험을 모두 깨는 충격적인 전투기”라고 말했다. 당시 F-22는 이륙 직후 초고속으로 수직 상승하고, 코브라처럼 기수(機首)를 치켜세운 뒤 비행하는 ‘코브라 기동’ 등을 선보였다.
미 7공군 측은 이날 본지에 “F-22와 F-35 등 5세대 스텔스 전투기를 포함해 여러 전투기들이 참여하는 연계 훈련은 루틴하게 이뤄지는 것”이라며 “파이트 투나잇(fight tonight)의 정신으로 한미동맹에 대한 어떤 위협도 막아내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