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군 육·해·공군과 해병대 특수작전 사령관 및 주한미군 특수작전사 사령관이 한자리에 모이는 ‘한미 특수작전 지휘관회의’가 사상 최초로 열린다. 육군 특전사 등 특수부대는 유사시 적 종심(縱深)으로 침투해 지휘부를 타격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러한 특수부대 사령관들이 한자리에 집결하는 것이다.
13일 복수의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국방부는 신원식 장관 주재로 특수작전 지휘관 회의를 이달 하순 열기로 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육·해·공군 및 해병대 특수부대 사령관이 한자리에 모이는 일도 없었는데 주한미군 특수전 사령관까지 함께 참석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고 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공세적 특수작전이 북핵 억지력이 될 수 있다는 관점에서 육군 특전사, 해군 UDT, 공군 공정통제사(CCT)와 주한미군 특수부대의 연합·합동 작전 계획 및 운영 방안 등이 폭넓게 논의될 전망이다. 특히 한국군 특수전 부대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인력·장비·훈련 혁신 방안도 논의된다. 미군 특수부대는 실전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군에 조언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합동특수작전사령부 창설 논의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미군은 전군의 특수작전을 지휘하는 특수작전사령부(SOCOM)가 있지만 우리 군에는 이런 전담 조직이 없다. 그래서 육군 특수전사령부, 해군 특수전전단 등이 평시 지휘·훈련을 별도로 한다. 이에 이전부터 각 군 특수부대 간 연계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왔다.
이 같은 움직임은 윤석열 대통령과 신 국방 장관이 강조해온 ‘힘에 의한 평화’와 연계돼 있다고 한다. 북한 수뇌부가 위협을 느낄 특수전 능력을 강화해야 북한 도발도 억제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군 관계자는 “우리 군은 ‘경계작전 지상주의’라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며 “방어가 아닌 적 간담을 서늘하게 할 공세적 부대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었다”고 했다.
신종우 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핵처럼 특수전 부대도 일종의 ‘비대칭 전력’”이라며 “미국처럼 통합적으로 특수전 부대를 운용하면 대북 억지력을 강화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주한미군 특수전 사령부가 연례적으로 진행하는 적 지도부 제거 작전으로 알려진 ‘티크 나이프’는 북한이 가장 경계하는 훈련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