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6~27일 4년 반 만에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의에서 자유무역 추진을 핵심 내용으로 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하는 방안이 최종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15일 복수의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한국·일본과 중국 사이에는 반도체 등 고도의 기술에서 디커플링(공급망 등 분리)이 진행되고 있지만, 자유무역 추진에서는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며 “서울에서 열리는 이번 정상회의에서 3국이 이러한 합의 분야에서 협력을 끌어낼 생각”이라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공동성명에는 식량과 자원 등의 공급망 투명화·강화를 위한 논의 촉진을 비롯해 신뢰할 수 있는 비즈니스 환경 정비, 지식재산 보호, 스타트업 지원, 세계무역기구(WTO) 개혁 등에 관한 항목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도 이날 한·중·일 정상이 이번 회의에서 인적 교류, 과학기술, 지속 가능한 개발, 공중위생, 경제 협력·무역, 평화·안보 등 6개 주요 의제를 논의, 공동문서를 정리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닛케이는 “각 분야에서 어디까지 일치점을 찾아낼지는 불투명하다”면서도 인적 교류 분야가 주요 의제 중 논의하기 가장 쉬울 것으로 전망했다. 또 코로나 대유행 종료 이후 관광·사업 목적 교류를 늘리기 위해 사증(비자) 면제 문제 등을 협의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닛케이는 평화·안보 분야에선 견해차가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했다. 닛케이는 “한·일은 대만 유사시를 염두에 두고 동아시아에서 일방적 현상변경 시도에 대한 우려를 (중국에) 전달할 방침”이라며 “중국은 양보할 수 없는 ‘핵심적 이익’으로 규정한 대만 문제에서 (한·일이) 미국에 너무 치우치지 않도록 제동을 걸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정부 고위 관계자는 ‘3국 자유무역 공동성명’ 등과 관련해 “아직 의제를 놓고 3국 간 논의가 오가는 단계가 아니다”라며 “3국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양자 회담 개최 여부도 차차 검토할 계획”이라고 했다. 3국 정상회의는 2019년 12월 중국 청두 회의 이후 중단됐다 이번에 재개된다. 회의에는 윤석열 대통령, 리창 중국 총리,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