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26일 제9차 한·중·일 정상 회의 참석차 방한한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초청해 공식 환영 만찬을 개최했다.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만찬에는 3국 대표단과 경제계 인사 등 약 70명이 참석했다.
만찬은 한·중·일 다문화 어린이 21명으로 구성된 합창단이 아름다운 봄날의 만남을 축하하는 내용을 담은 일본과 중국 대표 민요를 부르며 시작됐다. 대통령실은 “만찬의 공연과 전시는 ‘3국 교류와 화합’에 중점을 둬 한·중·일 문화 예술인이 함께 참여했다”고 밝혔다.
식후 공연에서도 3국 출연진 공연이 이어졌다. 한국의 가야금, 일본의 샤쿠하치, 중국의 얼후 등 전통악기 연주자들은 중국과 일본의 대표곡을 합주했다. 3국 현대음악 밴드가 앙코르곡으로 신중현의 ‘봄비’를 부르자 참석자들은 박수갈채를 보냈다. 만찬장에는 경력 20년 이상의 3국 도예가들이 상호 교류하며 제작한 작품도 전시됐다.
윤 대통령은 3국이 오랜 이웃으로 긴 역사를 함께하며 한자, 차(茶) 문화, 젓가락 같은 문화적 공통점이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3국 협력의 상징으로 따오기를 언급했다. 한때 멸종되다시피 한 따오기 복원을 위해 힘을 합친 결과, 개체 수가 증가해 3국 모두에 서식하며 천연기념물로 보호받고 있다고 했다.
만찬에는 세 나라 공통 식재료이자 음식인 두부, 만두, 장류를 활용해 만든 대게 궁중 어만두, 한우 양념 갈비와 구운 채소, 오색 골동반과 시금치 된장국 등의 한식 메뉴가 제공됐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리창 중국 총리와의 회담을 마친 뒤 봄비가 내리자 두보가 지은 ‘춘야희우(春夜喜雨)’를 언급하며 배웅한 것으로 알려졌다. ‘봄밤에 내리는 반가운 비’라는 의미의 시를 통해 작년 9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리 총리와 회담한 후 8개월 만에 재회한 데 대한 반가움을 표현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