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부터 남북 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규정하고 반(反)통일 정책을 펴고 있는 북한이 주민들에게 자녀 이름을 ‘통일’ ‘하나’ ‘한국’ 등으로 짓지 말라는 금지령을 내린 것으로 30일 전해졌다.
이날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이 대남기구를 개편하고 각종 홈페이지를 정리하면서 남북관계나 통일을 연상케 하는 용어를 통제하고 한반도 조형물도 제거하는 등 대남흔적 지우기를 지속하고 있다”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북한이 해외공관 내에 있던 통일 관련 서적을 폐기하는 정황도 포착됐다. 또 북한은 외무성 홈페이지에서 “조선은 세 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해양국”이라고 명시한 ‘지리’ 코너를 삭제했다.
북한의 선전매체 ‘내나라’ 홈페이지에서도 “자주·평화통일·민족대단결의 원칙에서 조국통일을 실현하기 위해 투쟁”(북한 헌법 9조)을 언급한 ‘사회주의헌법’ 배너의 링크가 삭제돼 배너를 눌러도 내용을 볼 수 없게 됐다.
아울러 북한은 지난 1월부터 ‘우리민족끼리’, ‘메아리’, ‘평양방송’, ‘평양FM’ 같은 대외 선전매체와 방송을 중단한 대신, 유튜브나 틱톡 같은 뉴미디어를 활용한 우회적 선전을 도모하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은 최근 미사일 시험발사 등 군사위협을 가할 때마다 대남 위협발언을 내놓고 있다”며 “국제정세가 긴장된 원인을 미국, 서방국가 탓으로 돌리며 중·러 중심의 반미 반제연대 외교를 정당화하는 것도 외부의 적대적 상황을 부각하려는 시도의 일환”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