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30일 오전 초대형 방사포로 추정되는 단거리 미사일을 20발 가까이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그 직후 연평도·백령도 등 서북 도서 일대에 두 차례 GPS(위성위치확인시스템) 전파 교란 공격을 감행했다. 동해·서해에서 동시 도발을 한 것이다. 북한은 한·중·일 정상회의가 끝난 지난 27일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시작으로 4일 연속 ‘대남 오물 풍선’ ‘GPS 교란 공격’ 등 크고 작은 군사 도발을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가진 모든 카드를 활용하며 정찰위성 실패 국면 전환을 노리고 있다”고 했다.
합참은 이날 “오전 6시 14분쯤 북한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로 추정되는 비행체 10여 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이날 북한은 600㎜ 초대형 방사포를 쏜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권은 물론 육해공군 사령부가 있는 계룡대를 핵무기로 타격 가능한 무기 체계다. 군 소식통은 “북한이 SRBM을 하루에 이렇게 많이 쏜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고 했다.
북한은 이어 오전 7시 50분부터 약 1시간, 오전 10시 30분과 오후 7시쯤부터 20여 분간 서북 도서 일대에 GPS 전파 교란 공격을 세 차례 실시했다. 여객선과 어선 등 100여 척의 GPS 장비가 오작동을 일으켰다. 관련 장애 신고는 700건이 넘었다. 북한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 GPS 공격은 전날에 이어 이틀째다. 북한은 28~29일에는 2018년 이후 6년 만에 ‘대남 풍선’ 수백개에 오물을 담아 살포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서 나타난 ‘하이브리드전’(군사 도발+테러+심리전)의 북한식 적용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편 이날 미국 연방 상원에서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미국의 전술핵(核)을 한반도에 재배치하고 한국·일본 등과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식 핵 공유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 연방 상원에서 전술핵 재배치 가능성을 거론한 것은 그만큼 북한의 핵 위협이 심각하다는 인식을 반영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