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9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추념사를 하고 있다./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은 6일 “북한이 최근 정상적인 나라라면 부끄러워할 수밖에 없는 비열한 방식의 도발까지 감행했다”며 “정부는 이러한 북한의 위협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9회 현충일 추념식 추념사에서 “북한 정권은 역사의 진보를 거부하고 퇴행의 길을 걸으며 우리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북한이 최근 대규모 오물 풍선을 살포하고 GPS(위성항법장치) 교란 등 잇따른 대남 도발에 나선 것을 규탄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변화나 평화는 굴종이 아닌 힘을 통해 이룰 수 있다면서 “북한 동포의 자유와 인권을 되찾는 일, 자유롭고 부강한 통일 대한민국으로 나가는 일도 결국 우리가 더 강해져야 가능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철통 같은 대비 태세를 유지하며 단호하고 압도적으로 도발에 대응해 나가겠다”며 “한층 더 강해진 한미 동맹과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토대로 국민의 자유와 안전을 단단히 지키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6·25 전쟁 참전 용사와 순직 소방관 등 국가 유공자와 유가족을 “국가가 끝까지 책임지겠다”며 국가 유공자 의료 서비스 개선, 임무 중 부상자 재활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했다.

이날 추념식에서는 조부(6·25 참전), 부친(공군 중위 전역)에 이어 3대째 군 복무 중인 성진제 해군 소위가 ‘국기에 대한 맹세’를 낭독하는 등 제복 근무자가 주요 식순에 참여했다. 윤 대통령은 국가 보훈을 상징하는 ‘나라사랑큰나무’ 배지를 달고 추념식에 참석했다. 추념식 후에는 국민의힘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등과 차례로 악수했다. 동행한 김건희 여사도 윤 대통령을 뒤따르며 정당 대표들에게 말 없이 고개 숙여 인사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현충원에 있는 ‘학도의용군 무명용사탑’도 참배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6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국가 유공자, 보훈 가족과 오찬을 함께 했다. 제69회 현충일을 맞아 열린 이날 오찬에는 국가 유공자와 보훈 가족 등 160여 명이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오찬장에 먼저 도착해 참석자들을 일일이 맞이하며 "건강하십시오"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했다. /대통령실

윤 대통령은 이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국가 유공자와 보훈 가족 등 160여 명을 초청해 오찬을 함께했다. 윤 대통령은 오찬 참석자들보다 먼저 도착해 일일이 직접 영접하며 최고의 예우를 표했다고 김수경 대변인이 전했다. 윤 대통령에게 거수경례로 인사하는 국가유공자도 있었다.

윤 대통령은 6·25 때 학도병으로 참전한 박동군·박차생 용사와 작년 12월 유해가 발굴된 고(故) 전병섭 하사의 유족 등을 소개하며 “숭고한 헌신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했다. 제2연평해전 참전 용사 황창규 원사와 연평도 포격전에 참전했던 정경식 준위 등도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이름도 군번도 없이 고귀한 청춘을 국가에 바친 분들이 계시기 때문에 지금의 자유 대한민국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늘 잊지 말아야 한다”며 “국가를 위해 헌신한 영웅과 그 유족들을 기억하고 예우하는 것은 국가의 마땅한 책무이고, 우리의 정체성을 지키는 것”이라고 했다.

오찬 테이블에는 ‘대한민국을 지켜낸 당신의 희생을 기억합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각 참석자의 성명을 자수로 새겨넣은 리넨 냅킨이 자리마다 제공됐다. 윤 대통령에게 냅킨에 사인을 받는 참석자도 있었다. 순직 군인 권의준 소령의 딸 소프라노 권소라씨가 기념 공연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