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대북확성기 방송을 전면재개했을 때 모습. /뉴스1

대통령실은 9일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 등 잇따른 도발에 대응해 “오늘 중 대북 확성기를 설치하고 방송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는 6년 만이다.

대통령실은 이날 장호진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의를 개최하고 “북한이 8일 만에 오물 풍선을 다시 살포한 데 대해 우리 국민의 불안과 사회의 혼란을 야기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용납할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NSC 참석자들은 “지난 5월 31일 정부 입장을 통해 예고한 대로, 상응 조치들을 취해 나가기로 했다”며 “우리가 취하는 조치들은 북한 정권에는 감내하기 힘들지라도, 북한의 군과 주민들에게는 빛과 희망의 소식을 전해 줄 것”이라고 했다.

NSC는 “앞으로 남북 간 긴장 고조의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 측에 달려있을 것임을 분명히 한다”며 “정부는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확고하고 빈틈없는 대비 태세를 유지할 것이며, 우리 국민 안전과 국가 안보에 만전을 기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앞서 북한은 8일 밤부터 다시 대남 오물풍선을 날려보냈다. 지난 2일 오물풍선 살포 중단을 선언한 지 엿새 만이다.

최근 북한은 오물풍선 살포뿐 아니라 군사위성 발사와 위성항법장치(GPS) 교란, 탄도미사일 발사 등 다양한 수단을 동원해 대남 도발을 했다.

이에 정부는 지난달 31일 ‘최근 북한 도발 관련 입장’을 발표하면서 “북한이 멈추지 않는다면, 북한이 감내하기 힘든 모든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럼에도 북한이 오물풍선 살포 등을 이어가자, 정부는 지난 4일 9·19 군사 합의 전체를 효력 정지하고 대북 확성기 방송 시설 복원 준비를 마쳤다.

대북 확성기는 노무현 정부 때인 2004년 남북 군사합의를 통해 중단됐다가, 북한의 목함 지뢰 도발(2015년)과 4차 핵실험(2016년) 등에 대한 대응 조치로 방송이 재개됐다. 이후 대북 확성기 방송은 문재인 정부 때인 2018년 4월 남북 정상회담 직전 중단됐다.

이날 NSC 회의에는 장호진 안보실장,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 조태열 외교부 장관, 김영호 통일부 장관, 신원식 국방부 장관, 조태용 국가정보원장, 방기선 국무조정실장, 김태효 NSC 사무처장, 인성환 국가안보실 2차장, 왕윤종 국가안보실 3차장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