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르면 이번 달 북한을 방문할 수 있다고 러시아 신문 베도모스티가 10일 보도했다. 베도모스티는 이날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푸틴 대통령이 몇 주 내에 북한과 베트남을 연이어 방문할 것”이라며 “베트남 방문은 북한 방문 직후에, 이르면 6월에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알렉산더 마체고라 주북 러시아 대사도 이 신문에 푸틴 대통령의 방북이 이뤄질 것이라며 “열심히 준비 중”이라고 했다. 앞서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대통령 외교 보좌관은 한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이 다음 달 3~4일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열릴 상하이협력기구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라며 “(북한과 베트남 방문도) 분명히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푸틴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한다면 2000년 7월 첫 방북 이후 24년 만이다. 푸틴은 당시 주요 8국(G8)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일본으로 가던 중 평양에 들러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만났다. 지난해 9월 러시아를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푸틴을 평양으로 초청했다. 정상 방문에 앞서 통상 외교 장관 교환 방문이 이뤄지는데,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 장관이 지난해 10월 북한을 방문한 뒤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올 1월 러시아를 방문했다.
지난 3월 5선에 성공한 푸틴은 5월 취임식 후 대표적 우방국인 중국, 벨라루스와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하며 외교 행보에 집중해 왔다. 역시 아시아의 대표적 우방국인 북한과 베트남을 방문할 것이란 관측도 계속돼 왔다. 푸틴이 연쇄 방문을 통해 ‘서방이 러시아를 고립시키는 데 실패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푸틴의 방북에서는 북·러 간 무기 교류 문제가 심도 있게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정부는 북한이 러시아에 포탄 등 무기를 제공하고 있으며, 그 대가로 러시아는 핵잠수함과 탄도미사일 기술을 지원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 4월에는 러시아 군사대표단이 북한을 방문해 북한의 초대형 방사포 발사를 참관했다는 관측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