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참모본부는 대북방송을 즉각 시행하는 상황에 대비해 전방지역에서 실제훈련을 최근 실시했다고 9일 밝혔다. 합참은 2018년 이후 실제훈련은 처음이며 확성기 이동 및 설치, 운용절차 숙달 등 일명 '자유의 메아리 훈련'을 시행했다고 설명했다. 사진은 과거 전방에서 실시된 확성기 이동 및 설치 모습. /합동참모본부

북한이 지난 주말 두 차례에 걸쳐 오물 풍선 수백 개를 또 살포했다. 이에 정부는 9일 “우리 국민의 불안과 사회의 혼란을 야기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용납할 수 없다”며 최전방 지역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했다. 확성기를 통한 대북 심리전 재개는 문재인 정부 때인 2018년 4월 중단된 이후 6년 만이다.

북한은 8일 밤 오물 풍선 330개를 내려보낸 데 이어, 우리 정부가 확성기 방송을 튼 직후인 9일 밤에도 재차 살포했다. 이후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심야 담화를 통해 “또 삐라와 확성기 등 도발을 병행할 시 새로운 대응을 목격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국가안보실은 이날 장호진 안보실장 주재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의를 개최하고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를 결정했다. 군은 확성기를 우선적으로 서부전선 일대에 집중 배치했다. 안보실은 “남북 긴장 고조의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 측에 달렸다”며 “우리가 취하는 조치는 북한 정권에는 감내하기 힘들지라도, 북한의 군과 주민들에게는 빛과 희망의 소식을 전해 줄 것”이라고 했다.

북한은 국내 탈북민 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를 빌미로 지난달 28∼29일, 이달 1∼2일 등 대규모 오물 풍선을 살포했다. 또 위성항법장치(GPS) 교란, 탄도미사일 발사 등 다양한 수단을 동원해 대남 도발을 했다. 정부는 지난 2일 대북 확성기 재개 준비 작업에 돌입했고, 4일 남북 간 적대적 행위를 금지하는 9·19 군사합의의 효력을 정지시킨 데 이어 북한이 8~9일 오물 풍선을 추가로 살포하자 긴급 NSC를 다시 소집해 즉각 대응에 나선 것이다.

육·해·공군 등 모든 부대는 휴일인 이날에도 비상 근무 체제를 가동했다. 국방부는 오물 풍선 남하에 따라 전 부대 장병에게 평일과 같은 정상 근무를 하라고 긴급 지시했다. 합동참모본부는 “(9일 낮까지) 확인된 풍선의 내용물은 폐지, 비닐 등 쓰레기이며 분석 결과 안전에 위해되는 물질은 없었다”고 했다.

대북 확성기 방송은 노무현 정부 때인 2004년 중단됐다가 북한의 목함 지뢰 도발(2015년), 4차 핵실험(2016년) 등에 대한 대응 조치로 재개됐다. 이후 2018년 4월 남북 정상회담 직전 다시 중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