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한·중·일 3국 협력 사무국(TCS)이 개최한 ‘3국 협력 국제 포럼(IFTC)’이 진행되고 있다. 왼쪽부터 기타오카 신이치 도쿄대 명예교수, 미즈시마 고이치 주한 일본 대사, 김성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 /장련성 기자

18일 한·중·일 3국 협력 사무국(TCS)이 개최한 ‘3국 협력 국제 포럼(IFTC)’에서 각국 외교 수장은 변화하는 글로벌 정세 속에서 3국이 그 어느 때보다 힘을 모아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방북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날 예정인 상황에서 한·중·일 3국이 서울에서 모여 협력 의지를 다진 것이다.

이날 서울 포시즌스 호텔서 열린 포럼에서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서면 축사를 통해 “오늘날의 엄중한 지역 정세와 글로벌 복합 위기 속에서도 수천 년 세월을 함께해 온 이웃이자 세계 인구의 5분의 1, 세계 총생산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글로벌 강국인 세 나라 간 협력은 더욱 필요하다”고 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3국 협력은 아시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다자 협력 메커니즘 중 하나로 발전해 지역 및 글로벌 평화·번영을 촉진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다”고 했고, 가미카와 요코 일본 외무상도 “세계가 역사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3국이 더욱 협력할 수 있는 잠재력이 크다”고 했다.

포럼에서는 3국 협력 관계 강화를 위한 여러 제언이 나왔다. 싱하이밍 주한 중국 대사는 “한·중·일이 모두 글로벌 디지털 강국이고 인공지능(AI) 분야에서 협력할 게 많다”며 “3국의 문화적 공통점, 지역의 평화와 발전을 위한 염원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강인선 외교부 2차관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과 도발이 계속되고 있고 글로벌 안보 환경이 여전히 복잡하지만 어려움이 클수록 수천 년 세월을 함께해 온 3국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했다. 미즈시마 고이치 주한 일본 대사는 “3국 정부 간 장관급 회의가 21개 진행되고 있고 전 세계가 역사의 전환점에 서 있는 때인 만큼 3국 협력을 더욱 발전시켜야 한다”고 했다.

한·중·일 3국 협력은 1999년 필리핀에서 열린 아세안+3국 정상 회의에 참석한 3국 지도자들 모임을 계기로 시작돼 올해로 25주년을 맞았다. 지난달 한·중·일 정상 회의도 4년 5개월 만에 재개됐다. 조양현 국립외교원 일본연구센터장은 “앞으로는 3국 정상 회의에 중국 측에서 총리 대신 국가주석이 참석해야 한다”고 했다.

중국 측에선 한미 경제 안보 분야 협력을 견제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왕판 중국외교학원 원장은 “한중 간 산업·기술 협력은 미국 등의 대중 기술 탄압 영향을 받고 있다”며 “각국이 지역의 글로벌 공급망 안정성을 지키고 경제 혁신성을 높이기 위해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가입하길 바란다”고 했다.

미야케 구니히코 일본 내각관방참여(자문)는 한·중·일 협력 활동 범위의 확장도 고려해 볼 만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지난달 3국 정상 회의에서 동아시아 황사 저감과 관련해 몽골과 협력하기로 한 구상이 “하나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이날 열린 TCS 국제포럼은 조선일보와 일본 아사히신문, 중국 인민일보가 공동 후원했다. 방준오 조선일보 사장은 서면으로 “한·중·일 3국은 서로 간 이견과 차이를 극복하고 지역의 평화를 수호해야 할 의무, 인류의 미래와 공동 번영을 생각해야 할 책무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