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육군 병사 사망자 수가 전년 동기 대비 2배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육군에서는 최근 32사단 신교대 수류탄 폭발 사고, 12사단 신교대 ‘얼차려(군기훈련)’ 사망사건 등 각종 사건·사고가 잇따랐다.

육군 12사단 신병교육대에서 얼차려를 받다 숨진 훈련병의 추모 분향소에서 지난달 시민들이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 유용원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달 24일까지 육군 병사 사망자는 2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1명의 2배 가까이 됐다. 지난해 육군에서 군 복무 중 숨진 병사는 총 20명이었는데, 올해는 상반기에만 20명이 숨진 것이다. 지난 5년간 가장 많은 병사가 숨졌던 것은 2021년 24명이었는데 지금 추세가 하반기에도 계속되면 이를 훌쩍 뛰어넘을 전망이다.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은 지난 5월 28일 잇단 훈련병 사망에 긴급 지휘관회의를 열었다. 당시 박 총장은 “더욱 정성을 쏟는 리더십을 발휘해 상하동욕(윗 사람과 아랫사람이 공통된 꿈과 목표를 가져야 전쟁에서 이길 수 있다)의 단결된 부대를 육성할 것”을 주문하면서 엄정한 군 기강 확립 및 사고예방활동 강화, 교육훈련 및 부대활동 전·중·후 제반규정 준수를 통해 전투력 보존에 만전을 기할 것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후로도 지난달 51사단 일병 사망사고가 터지는 등 사건사고는 계속되고 있다.

군 당국 대처가 본질적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회피에 급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방부는 12사단 훈련병 사망 사건과 관련해 지난달 27일 완전군장 등 체련단련 방식 군기훈련을 훈련병에 대해서는 금지하고 청소 및 정신수양 교육을 하도록 했다. 군기훈련으로 사망자가 나오자 사실상 군기훈련을 없앤 것이다. 군 소식통은 “규정에도 없는 군기훈련을 실시했던 것이 문제인데 군기훈련 자체를 못하게 했다”고 했다. 육군본부는 수류탄 사고가 터지자 ‘실수류탄 대신 연습용 수류탄 사용’이라는 지침을 내렸다.

유용원 의원은 “32사단 신병 수류탄 사망, 12사단 신병 훈련병 사망, 51사단 일병 사망사고 등 최근 군 내 사망사고가 크게 증가하고 있어 요즘 부모님들이 자녀를 마음 놓고 군에 보내기 우려스러워 하시는 분위기”라며 “군 당국은 부대 정밀 안전진단, 설문조사 등을 통해 사고 취약요소를 식별해 관련 대책 마련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육군은 이날 “전문가들로 구성된 ‘생명존중컨설팅’ 팀을 편성해 야전부대를 진단하고 있다”며 “이달 한달 간 부대별 정밀진단을 통해 인명사고를 예방하고 대비태세 유지와 부대관리의 균형감 있는 부대운영을 도모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유용원 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