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부터 남북을 연결하는 육로·철로 단절에 나선 북한이 경의선 철로도 파괴하고 있는 정황을 군 당국이 포착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지난달 4월경부터 다수병력을 투입해 경계력 보강 일환 불모지 조성, 지뢰매설, 전술도로 보강, 대전차 방벽으로 보이는 미상 구조물 설치 등 다양한 형태의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사진은 북한군이 방벽을 세우는 모습. /합동참모본부

11일 국방부에 따르면 북한군은 지난달 말부터 개성역과 군사분계선을 연결하는 경의선 철로 북측 구간에서 철도 침목과 레일을 철거하는 작업을 벌이는 모습이 식별됐다.

앞서 북한은 지난 5월부터 군사분계선에서 금강산 쪽으로 이어지는 동해선 철도 북측 구간 철거에 나선 바 있는데 서쪽 경의선에서도 같은 작업에 착수한 것이다.

북한 김정은은 ‘적대적 두 국가 관계’를 선언한 이후 지난 1월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접경지역의 모든 북남 연계 조건들을 철저히 분리시키기 위한 단계별 조치들을 엄격히 실시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이후 남측과 북측을 잇는 경의선·동해선 육로 도로에 지뢰를 매설하고 가로등을 철거하는 등의 동향이 포착된 바 있었다.

북한군은 또 비무장지대 일대 일부 지역에서 대전차 방벽으로 추정되는 구조물을 세우거나 경계 능력 보강을 위한 불모지를 조성하는 등 다양한 작업을 계속 벌이고 있다. 북한 측은 철야 작업을 포함해 하루 평균 12시간씩 군사분계선과 비무장지대 일대에서 이 같은 작업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이런 작업이 향후 DMZ 전역으로 확대될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북한 군사활동은 ‘통일’을 삭제하고 대남기구를 폐지하는 것과 연관이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군사분계선 일대 작업 등을 통해 남북을 차단하는 심리적 국경선을 조성하는 것일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일각에서는 대북 확성기 방송으로 북한 내부 이탈을 막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