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7월 리투아니아 빌뉴스의 한 호텔에서 열린 IP4(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 정상회동에서 각국 정상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윤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크리스 힙킨스 뉴질랜드 총리. /대통령실 제공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4국의 나토(NATO) 정상 회의 참석이 올해까지 3년째 이어지면서 이른바 ‘IP4(인도·태평양 4국)’와 나토 간 협력의 제도화 계획이 공식화됐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시작된 IP4와 나토 간 협력을 다양한 분야로 확대하는 중점 프로젝트도 발족될 전망이다.

미국 워싱턴DC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11일 IP4 정상 회동과 나토 동맹국·파트너국 정상회의에 잇따라 참석했다. 2022년 스페인 마드리드와 지난해 리투아니아 빌뉴스 나토 정상회의에 이어 3년 연속 열린 IP4 정상회동에서 4국은 인도 태평양 지역 안보 위협에 대한 공동 대응과 함께, 나토와 IP4 간의 ‘미래 관계’를 논의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회동에서 “나토와 IP4 간 협력의 유용성이 그 어느 때보다 부각되는 상황에서 사이버, 방산 등의 분야에서 IP4 협력을 제도화”하는 문제가 논의됐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사이버 분야 등의 ‘중점 협력 사업’ 추진을 통해 나토와 IP4 파트너십의 제도적 기반이 강화되길 기대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전날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미국은) 한·미·일 3각 협력뿐 아니라 다른 외교적 관여에 한국을 참여시킬 기회를 모색 중”이라며 “여기에 (정상들이) 와 있는 IP4의 제도화를 원한다”고 말했다.

나토 동맹국·파트너국 정상회의 연설에서도 윤 대통령은 “나토와 인·태 파트너국들이 사이버, 허위 정보, 첨단 기술 분야를 중심으로 ‘중점 협력 사업’을 추진하기로 결정한 것을 환영한다”며 “대한민국은 나토와 파트너국들의 방위 역량 강화와 방산 공급망 확충에도 기여를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또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안보리 제재 대상국인 북한과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군사, 경제 협력 관계를 맺는 것 자체가 스스로 유엔 체제의 근간을 훼손하는 일”이라며 “우크라이나에서 사용되는 북한제 무기에 관한 한국과 나토 간의 정보 공유를 더욱 활성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비전투 군수물자를 지원하기 위한 ‘나토 우크라이나 신탁기금’에 대한 기여 규모를 올해 대비 2배로 증액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