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구소련제 수송기인 일류신(IL)-76에 레이더를 부착해 공중조기경보 플랫폼으로 개조하고 있다고 미국 싱크탱크 스팀슨센터 산하의 38노스가 1일 전했다. 레이더가 장착되는 위치가 러시아의 공중조기경보통제기인 A-50U와 같아 러시아의 도움을 받고 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38노스는 평양 순안국제공항을 촬영한 위성사진을 분석해 북한이 개조 중인 일류신-76 수송기를 지난해 10월쯤 여객터미널 반대편의 정비공간으로 옮겼고, 지난해 11월부터 날개 뒤편의 기체 상부에서 개조 작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엔지니어가 관여하거나 러시아가 관련 물자를 제공했다는 증거는 없지만, 북한이 러시아에 대한 무기 지원을 개시해 북·러 밀착이 가시화되던 시점에 개조 작업이 시작된 것이다. 지난해까지는 정확히 어떤 작업을 하는지 판단하기 어려웠지만, 지난달 15일 촬영된 위성 사진에서는 일류신-76 상부에 장착된 레이더 지지대의 모습이 선명하게 보였다. 이 수송기에 공중조기경보 시스템이 설치되고 있다는 사실이 분명해진 것이다.
북한이 이 일류신-76을 탐지한 정보를 지상이나 해상의 관제소로 전달하는 ‘공중조기경보기(AEW)’로 개조할지, 그 정보를 이용해 주변 병력에 명령까지 하달하는 ‘공중조기경보통제기(AEW&C)’로 만들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어떤 경우든 “개조가 끝나면 북한군이 운용하는 첫 공중조기경보 플랫폼으로 북한군의 탐지 능력을 진전시키고 지상 레이더를 보완할 것”이라고 38노스는 분석했다.
38노스는 또 “러시아 A-50U 공중조기경보통제기와의 유사성을 고려해 볼 때 북·러 협력의 또 다른 단계를 보여주는 작업일 수 있다”고 했다. 일류신-76이 처음 A-50 공중조기경보기로 개조된 것은 구소련 시절의 일이다. 러시아는 2003년 이를 현재의 A-50U 공중조기경보통제기로 업그레이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