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9일 밤 평양 5.1경기장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경축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빛나는 조국'에 입장한 뒤 인사하고 있다. 2018.9.20 /연합뉴스

독일(서독)은 6·25전쟁 의료 지원을 했지만 당시 동서 분단 등 대내외 사정으로 유엔사 회원국이 되지 못했다. 독일은 문재인 정부 시절이던 2019년 유엔사 회원국으로 가입하겠다는 의사를 드러냈지만 문재인 정부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가 이번에야 가입하게 됐다. 문 정부는 덴마크가 유엔사에 전력을 제공하며 기여를 확대하려는 움직임에도 줄곧 반대했었다.

문재인 정부가 유엔사 회원국 확대에 거부감을 보인 것은 북한을 의식했기 때문이다. 북한은 ‘유엔사가 한반도 긴장감을 고조시킨다’며 줄곧 유엔사 해체를 요구하고 있다. 북측은 2018년에는 유엔총회 회의에서 “유엔사는 괴물 같은(monster-like) 조직”이라며 “가능한 한 빨리 해체돼야 한다”고 했다. 북한은 지난해 우리 정부가 처음으로 한국-유엔군사령부(유엔사) 국방장관회의를 열었을 때에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반대하는 새로운 침략 전쟁을 도발하려는 위험천만한 기도”라며 유엔사 해체를 재차 주장했다.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 핵심 관계자들도 유엔사와 관련해 북한과 유사한 주장을 폈다. 2019년 9월 문정인 당시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는 “유엔사는 남북 관계의 가장 큰 장애물”이라고 했고, 2020년 8월에는 송영길 당시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이 “족보도 없는 유엔사가 남북 관계에 간섭하지 못하도록 통제해야 한다”고도 했다.

특히 문 정부가 종전 선언을 추진하면서 정전협정을 관리하는 유엔사 확대는 사실상 금기어가 됐다. 휴전 상태가 종전 상태로 바뀌면 정전협정을 관리하는 유엔사는 존재할 이유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국방부는 지난해 “문재인 정부에서 6·25전쟁 의료 지원국인 덴마크나 독일 등의 유엔사 (전력 제공국) 참여가 승인되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또 문재인 정부는 현재 한미연합군사령부가 가진 전시작전통제권을 추후 한국이 환수한 뒤에도 미국이 유엔사를 통해 한국군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하려고 한다는 의구심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