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딥페이크(허위 합성 영상·사진물)와 가짜 뉴스 등에 대해 국가 안보 차원에서 선제적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사이버 공간을 통해 유포되는 해외발 허위 정보·가짜 뉴스에 대응하기 위해 북한만을 대상으로 하는 ‘간첩죄’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정부는 네이버와 유튜브 등 플랫폼 사업자들이 자율 규제를 강화토록 해 가짜 뉴스 유포를 막도록 하기로 했다.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은 1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국가 사이버 안보 기본 계획’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기본 계획은 지난 2월 안보실이 발표한 ‘국가 사이버 안보 전략’의 후속 조치로 총 100대 실천 과제로 구성됐다. 정부 관계자는 “사이버 공간에서 국론 분열, 사회 혼란을 유발하는 가짜 뉴스·허위 뉴스가 많다”며 “딥페이크 대응과 관련해서는 공세적 사이버 방어 활동 강화 항목에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를 위해 범부처 합동 대응 방안을 마련·실행하고 포털·플랫폼 사업자 자율 규제를 강화하도록 조치하기로 했다. 선전·선동, 여론 조작 등 비정상적 방법을 동원해 자신의 세력을 확대하는 ‘영향력 공작’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이를 위해 ‘사이버안보기본법’ 제정 등 관련 법제를 정비하기로 했다.
정부는 해외발(發) 가짜 뉴스·딥페이크 등에 대응하기 위해 형법을 개정해 간첩죄의 범위를 적국(북한)뿐 아니라 ‘외국·외국인·외국인 단체를 위해 간첩한 자’로 확대하고, 미국의 외국 대리인 등록법(FARA)처럼 외국 이익을 대표하는 사람은 정부 등록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정부 관계자는 “구체적인 입법 계획은 아직 공개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했다.
글로벌 사이버 공조 체계도 구축한다. 미국·일본 등과 사이버 안보 분야 협력을 강화하고 부다페스트 협약(디지털 범죄 대응 공조를 위한 국제 협약) 가입 등을 통해 북한의 가상 자산 탈취, IT 인력 송출 등에 대한 공동 대응을 강화할 계획이다.
북한이 우리 군의 핵심 대북 공중 정찰 자산인 ‘백두·금강’ 정찰기 관련 기밀 자료를 해킹을 통해 확보하고, 방산업체 해킹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도 대응하기로 했다. 국방부는 무기 체계 개발 과정부터 해당 무기 체계를 폐기할 때까지 적국의 사이버 공격을 상대로 보안을 강화하는 ‘국방 사이버 위험 관리 제도’를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