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부터 한국과 독일이 공동으로 개최해온 한독포럼이 지난 4~6일 독일 작센주 드레스덴의 폭스바겐 전기차 투명공장(Transparent Factory)에서 열렸다. 윤석열 대통령의 축사(임상범 주독대사 대독)와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의 화상 축사로 개막한 이번 22차 한독포럼에는 정치·경제·과학·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50여명이 참여했다.

지난 4~6일 독일 드레스덴에서 제22차 한독포럼이 개최됐다. 폐막식에서 한독포럼 공동의장인 김기환 국제교류재단이사장(맨 왼쪽부터), 마틴 둘리히 작센주 경제·노동·교통부 장관 겸 부총리,김영진 한독협회 회장이 윤석열 대통령과 숄츠 총리에게 전달되는 정책건의문에 서명한 후, 이를 들어보이고 있다./국제교류재단

양국 참가자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러북 군사협력 등의 지정학적 변화 속에서 한국과 독일이 양자 간 또한 글로벌 차원에서 다양한 도전에 긴밀히 공동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의 정책 건의서를 채택했다. 윤 대통령과 숄츠 총리에게 전달되는 정책건의서에서 독일은 주요7국(G7)에 한국을 포함시켜 ‘G7+(G7 플러스)’를 만드는 것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한국은 G7 플러스 가입을 추진 중인데, 독일의 정치인, 외교부 고위관계자가 참석한 모임에서 한국의 G7+ 가입지지 표명이 나온 것은 처음이다.

이번 포럼에서는 특히 AI 문제가 중요하게 논의됐다. 서울대, 드레스덴공대, 막스플랑크 연구소, 프라운호퍼 연구소 등에서 참석한 AI 분야의 전문가들은 AI 적용과 규제, 사이버 안보 등과 관련한 한독 양국 간 긴밀한 협력 필요성을 강조했다. AI 관련 주제가 양국 디지털 대화의 핵심 안건으로 다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작센주 경제노동교통부 주관으로 ‘인공지능이 가져올 미래의 일상생활의 변화’ 주제로 특별 세션을 가지기도 했다. 한국과 독일의 대학생 및 직장인 청년 50여 명이 참여한 제12회 한독 주니어포럼이 동시에 개최돼 양국 전문가들과 미래세대가 공동으로 토론에 참여하기도 했다.

지난 4~6일 독일 드레스덴에서 제22차 한독포럼이 열렸다. 한스 모슬러 뒤스부르크-에센 대학교 동아시아 연구소 소장(맨 왼쪽)의 사회로 열린 국제사회의 동향 세션에서 이경수 전 주독일대사(왼쪽에서 두번째), 이재승 고려대 교수(오른쪽에서 두번째) 가 토론하고 있다./국제교류재단

3일간 열린 한독포럼에는 한국측 공동의장인 김기환 국제교류재단(KF) 이사장·김영진 한독협회 회장을 비롯, 김희정 국민의힘 의원,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 임상범 주독일한국대사, 박진 전 외교부 장관, 이경수 전 주독일대사, 김선욱 포스코청암재단 이사장, 김효준 ADeKo(한국독일네트워크) 이사장, 장병탁 서울대 AI 연구원장, 차미영 막스플랑크 보안 및 정보보호연구소 단장 등 AI, 시민사회, 기업, 기후변화 등 각계 전문가 20여 명이 참석했다. 독일에서는 독한(獨韓) 포럼 공동의장인 마틴 둘리히 작센주 경제·노동·교통부 장관 겸 부총리, 하이케 베렌스 연방의회 의원 겸 독한의원친선협회 회장, 라스 로베어연방의회 의원, 프랑크 하르트만 외교부 아태국장, 롤프 마파엘 전 주한독일대사, 토마스 하틀링 프라운호퍼 세라믹 기술 및 시스템 연구소 사업 개발 부장 등 각계 인사 25명 이상이 참가했다.

박진 전 외교부 장관은 4일 환영만찬에서 “뿌리깊은 나무는 바람에 휘지 않고 꽃이 피고 열매가 맺는 것처럼, 수교 140년을 넘긴 한독관계도 뿌리깊은 나무처럼 미래 협력을 위한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좋은 열매를 많이 맺기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