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호 통일부 장관은 북한을 향해 “오물 쓰레기 풍선 살포를 중단하고 윤석열 대통령이 제안한 대화에 나올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김영호 통일부 장관이 9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제17회 한미동맹포럼에 참석해 조찬 강연을 하고 있다. /통일부 제공

10일 한미동맹재단에 따르면 김 장관은 전날 서울 여의도에서 개최한 제17회 한미동맹포럼 조찬 강연에서 북한의 대남 오물풍선 살포 의도와 관련해 “우리 사회와 국민 여론을 분열시키고 우리 국민의 불안감을 조성하기 위한 목적이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며 이렇게 말했다. 김 장관은 “세상 천지에 쓰레기 오물 풍선을 날려 보내는 나라는 북한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런 저열한 도발을 중지하고 대통령께서 8ㆍ15 통일 독트린 선언을 통해 모든 의제에 대해 북한과 실무회담을 할 수 있다고 한 제안에 호응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김 장관은 이날 ‘한미동맹, 동북아 100년 평화를 향하여’를 주제로 한 강연에서 “구한말부터 20세기 초반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에서 큰 전쟁이 6차례 있었지만 6ㆍ 25 이후 대규모 전쟁은 일어나지 않았다”며 “여러 이유가 있겠으나 가장 중요한건 한미 동맹 체결, 주한 미군 존재 덕분”이라고 했다. 김 장관은 “한미 워싱턴 선언을 계기로 더욱 강화한 한미 간 핵 동맹의 발전을 통해 북한의 핵 위협도 충분히 막아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일각에서는 한국도 북한이 핵을 가졌기 때문에 핵을 개발해야 되는 것 아닌가 이런 주장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김 장관은 “그렇지만 우리 정부는 NPT 핵무기 비확산 체제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가지고 있고 미국과의 핵 동맹을 통해 북핵을 억제하겠다는 분명한 입장을 갖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고 했다.

김 장관은 북한 주민의 외부 정보 접근과 관련한 질문에 대해 “북한이 반동사상문화배격법(2020년)이라는 법까지 만들어 한국 드라마를 보면 10년, 20년 징역형을 내릴 정도로 가혹한 처벌을 하고 주민들을 억압하는건 그만큼 북한 내 한류 드라마가 굉장히 널리 퍼져 있다는 얘기”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 장관은 자신이 만난 탈북민 사례를 언급하면서 “북한에 있을 때 ‘천국의 계단’이라는 드라마를 1편부터 5편까지 보고 탈북한 청년이 한국에 오자마자 가장 먼저 한 일이 ‘천국의 계단’을 6편부터 보는 것이었다고 한다”며 “세계 다른 역사를 보더라도 문화 전파라는건 정치 권력이 아무리 여러 수단을 동원해 막으려고 해도 막을 수가 없는 것”이라고 했다.

김 장관은 “북한 주민들이 외부 정보에 대한 열망이 굉장히 높다”며 “그렇기 때문에 정부도 한국의 민간 단체들도 국제사회도 북한 내 외부 정보가 유입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외부 세계를 접한 북한 주민들이 (바깥 세상 돌아가는걸) 알게 된다면 북한 내부도 우리가 기대하는 방향으로 변화할 것”이라며 “그렇게 된다고 한다면 북한 당국의 태도와 정책, (북한 주민을 대하는) 행동도 변화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이날 포럼에는 임호영 한미동맹재단 회장과 강신철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 이수열 해군사관학교장을 비롯해 육·해·공군 사관생도 등 총 150여명이 참석했다. 한미동맹재단은 주한미군의 한반도 안보와 평화에 대한 기여를 평가하고 한미동맹 증진을 위해 2017년 창립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