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초대형 탄두를 장착한 전술 탄도미사일” 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하면서도, 그 사실을 북한 주민이 보는 당 기관지 ‘노동신문’에는 게재하지 않아 그 이유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뒤늦게 조선중앙TV 등을 통해 주민들에게 소식을 알릴 가능성도 있지만, 지난 7월 말 발생한 수해로 민심이 좋지 않은 상황을 고려한 것 아니냐는 등의 추측이 나온다.
북한의 관영 대외 매체 조선중앙통신은 19일 북한 미사일총국이 전날 신형 전술탄도미사일 ‘화성포-11다-4.5′와 개량형 전략순항미사일 시험 발사를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신형 전술탄도미사일에는 설계상 4.5t급 초대형 상용 탄두가 장착됐다”면서 “초대형 탄두 장착 미사일에 대한 사거리 320㎞의 목표 명중 정확도와 초대형 탄두 폭발 위력을 확증(확인)하는 목적”이라고 전했다.
또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이날 현장을 참관했다며 “원수님께서 시험 결과에 커다란 만족을 표시했다”고 전했다. 그런데 정작 북한 주민이 보는 노동신문에는 이날 이 기사가 실리지 않았다. 최고 지도자의 현지 지도는 주민들에게 공개되는 것이 통상적이다.
이에 대해 통일부는 “이례적인 일”이라고 했다. 김정은이 지난 2012년 은하수 광명성절 음악회를 관람한 사실과 2019년 워싱턴에서 귀국한 제2차 조미고위급회담 대표단을 만난 사실이 조선중앙통신에만 보도되고 노동신문에 보도되지 않은 적이 있지만, 결코 자주 있는 사례는 아니라서다.
북한이 시차를 두고서라도 이 사실을 보도하지 않는다면, 의도적으로 주민들이 보는 노동신문에서 미사일 발사 소식을 누락하려 했을 가능성이 있다. 우선 지난 7월 말 북중 접경 지역 일대에 발생한 수해가 완전히 복구되지 않은 상황에서 천문학적 비용이 드는 미사일 발사 참관 사실을 알릴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또는 이미 이 미사일을 지난 7월 1일 시험 발사해 ‘성공’했다고 주장한 적이 있어 내부적으로 추가 보도를 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근 거의 매일 북한이 살포하고 있는 ‘쓰레기 풍선’도 주민들이 보는 노동신문에서는 일체 언급되지 않고 있다. 북한이 우리 탈북민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문제 삼아 쓰레기 풍선을 보내기 시작했기 때문에, 주민들에게 대북전단의 존재를 각인시키는 보도를 피하고 있다는 추정도 나온다. 쓰레기 풍선 살포가 북한 주민들이 보기에도 자랑스러운 일이 아닐 수 있고, 퇴비조차 넉넉하지 않은 형편에 있는 북한 주민들에게 알리기에 적합하지 않은 소식이라고 북한 당국이 판단했을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