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당선된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이 손을 들어 의원들의 박수에 화답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일본의 새 자민당 총재에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이 당선됨에 따라 한일관계는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이시바는 한일관계를 중시하는 자민당 정치인 중의 한 명으로 꼽힌다. 2019년 아베 신조 정권의 대한(對韓) 경제 제재로 관계가 악화하자 “당분간 이 상태로 갈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많이 퍼져 있는데, (이는)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결코 기여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또 “일본과 한반도는 항상 관계가 나빴던 것은 아니다. 긴 역사로 볼 때, 정말로 회복 불가능하다고 노력을 포기해도 되는 걸까”라고도 했다. 그는 2020년 한국에도 널리 알려진 재일교포 강상중 도쿄대 명예교수가 ‘조선반도(한반도)와 일본의 미래’를 출간하자 이를 자신의 도서목록 중의 하나로 꼽으며 추천한 바 있다.

그는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이 징용 배상 문제에 대해 ‘제3자 변제안’을 제시하며 양국관계를 정상화하자 이를 높이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월까지 도쿄에 주재했던 윤덕민 전 주일대사는 이시바가 주일대사 관저에서 만찬을 함께 하는 등 우리 측과 자주 접촉해왔다며 “이시바는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가 만든 우호적 한일관계를 더 발전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고이즈미 내각에서 방위청 장관으로 첫 입각 후, 후쿠다 내각에서 다시 방위성 대신을 맡았던 그는 일본 정계에서 손꼽히는 외교안보통이다. 김석기 국회 외교통일위원장(한일의원연맹 부회장)은 “국제 정세가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일본도 안보 문제를 중시하는데, 이번에 선출된 이시바 총재는 윤 대통령과 안보 면에서 협력 필요성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양국간 안보면에서의 협력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는 윤 대통령 취임 후 발전시켜 온 한미일 협력에 대해서도 큰 관심을 갖고 있어서 3각 협력 틀에서 양국 관계 발전을 도모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시바는 야스쿠니 참배에 부정적이어서 역사 문제로 충돌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다만 그는 일본이 보통국가화하며 자위대를 헌법에 명기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주장해와 개헌 문제가 불거질 경우 갈등이 생겨날 수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