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 외교 수장이 11월 페루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을 추진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28일(현지 시각) 유엔 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한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중국 왕이 외교부장과 약 45분간 외교장관회담을 갖고, 11월 APEC 정상회의 등 올해 하반기 다자회의에서 고위급 교류를 이어나가기로 합의했다. 이번 페루 APEC에서 한중 정상회담이 성사될 경우 2022년 이후 약 2년 만에 윤 대통령과 시 주석 간 만남이 성사된다.
내년 경주에서 개최되는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시 주석이 11년 만에 방한할 가능성도 관측된다. 이날 왕 부장은 내년 한국의 APEC 의장국 역할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하면서 경주 APEC 정상회의가 풍성한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하겠다고 했다. 왕 부장은 이달 초 방중한 국회 한중의원연맹 소속 의원들과 만났을 때도 “경주 APEC 정상회의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에 좋은 계기가 되길 바란다”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시 주석이 마지막으로 방한한 것은 박근혜 정부 때였던 2014년 7월이다.
이날 양국 장관은 한반도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조 장관은 북한이 잇따라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 우라늄 농축시설을 공개하는 한편 10월 초 최고인민회의 시 헌법 개정을 통해 각종 도발을 예고하는 등 미국 대선을 앞두고 북한의 위협이 가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왕 부장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데 양국이 공동 이익을 가지고 있다고 하면서, 중국이 앞으로 건설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화답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