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9일 유엔군사령부에 전화통지문을 보내 남북 육로 완전 단절을 위한 공사를 진행하겠다고 통보했다. 북측은 “공사에는 다수의 우리 측 인원과 중장비들이 투입될 것이며 폭파 작업도 예정돼 있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경기 파주에 있는 오두산 전망대에서는 북측에서 발생한 폭발음이 들렸다.
군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유엔사-북한군 통신선’을 통해 보낸 통지문에서 “9일부터 남쪽 국경선 일대에 우리 측 지역에서 대한민국과 연결됐던 동·서부의 도로와 철길을 완전히 끊어버리기 위한 공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북한이 말한 ‘폭파 작업’에는 이날 주장한 ‘요새화’를 위한 공사도 포함됐을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북한군 총참모부는 보도문을 통해 “예민한 남쪽 국경 일대에서 진행되는 요새화 공사와 관련해 우리 군대는 오해와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의도로부터 9일 9시 45분 미군 측에 전화통지문을 발송했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북한은 6·25 정전 관리 임무를 맡고 있는 주한미군 사령관이 겸임하는 유엔군사령부에 관련 입장을 통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사는 북한이 보낸 전화통지문을 받았다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했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북한이 발표한 도로·철도 완전 단절 및 요새화 공사와 관련해 “새로운 동항이 식별된 것은 없다”고 했다. 이미 중장비를 동원해 지뢰매설을 하고 있었고, 폭음도 종종 들려왔다는 것이다. 군 관계자는 “해당 지역에서 폭발음은 과거에도 종종 들렸기 때문에 이날 북한이 발표한 차단 및 요새화 작업과 직접적으로 연결된 것은 아닐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기존 지뢰매설 작업 등으로 인한 폭음일 수도 있다는 뜻이다. 북한은 지난 4월부터 지뢰매설 및 방벽 건설 등 DMZ 내에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국방부는 전날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북한이) DMZ 일대 지뢰 매설과 방벽 설치 등을 지속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합참은 이날 북한군 총참모부 보도문에 대해 “이미 비무장지대에서 정전체제 무력화를 획책해 온 북한의 이번 차단 및 봉쇄 운운은, 실패한 김정은 정권의 불안감에서 비롯된 궁여지책에 불과하다”며 “앞으로 더욱 혹독한 고립을 초래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군은 일방적 현상변경을 기도하는 북한의 어떠한 행동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