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5일 경의·동해선 남북 연결도로를 폭파하는 과정에서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TNT 폭약 위로 흙더미를 쌓아뒀다고 우리 군은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위원들을 대상으로 한 비공개 브리핑에서 “북한군이 아스팔트 도로에 구덩이를 파 TNT를 매설한 뒤 흙으로 복토한 것은 폭파 시 더 큰 비산 효과를 일으켜 그럴듯하게 보이게 하려는 의도”라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우리 군 감시자산은 북한군이 경의·동해선을 폭파했을 당시 수십m 상공으로 흙먼지가 솟구치는 모습을 포착했다. 합참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9일부터 경의·동해선 폭파 작업을 준비하면서 삽과 곡괭이로 구덩이를 수십개 판 뒤 수십㎏의 TNT를 묻고 다시 흙으로 복토했다. TNT를 파묻고 다시 흙으로 덮은 것은 실제 폭발력보다 더 큰 극적인 시각적 효과를 위해서였다는 것이다.
이날 합참 관계자는 “폭파는 아스팔트를 깨부수기 위한 것”이라며 “폭탄이 많은 양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매설한 TNT 양보다 더 큰 시각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 북한이 꾀를 썼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북한은 이날 경의선 폭파 뒤에 굴삭기 2기를 투입해 추가 철거 작업에 나섰는데 이 역시 폭파가 ‘보여주기 쇼’를 위한 것이지 도로 철거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파괴력을 지닌 것은 아니라는 해석을 뒷받침한다는 것이다.
합참은 북한 폭파 전 파편이 최대 500m까지 비산할 수 있다고 보고 우리 군 장병을 예상 범위 내에서 철수시켰다. 하지만 이날 북한군은 폭파를 앞두고 100m 정도 떨어진 장소에서 카메라 촬영을 하며 폭파를 관찰한 것이 우리 군 감시자산에 포착됐다. 우리 군 예상보다 폭파력이 약했던 것을 북한군은 사전에 알고 있었다는 방증이다.
군 정보소식통은 “북한 군부가 북한 주민 대상으로 긴장감을 조성하기 위해 보여주기식 행보를 하고 있다”며 “이런 ‘쇼잉’은 결국 대내 결속을 위한 목적이 더 큰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