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4일 경의선과 동해선 일대에서 남북 연결도로 폭파를 준비 중인 움직임이 우리 군에 포착됐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경의선·동해선 도로에 가림막을 설치해 놓고 그 뒤에서 도로를 폭파하기 위한 준비 작업을 하는 것이 식별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움직임은 북한이 주장하는 ‘한국 무인기의 평양 상공 침투’와 맞물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일과 9일, 10일 평양 상공이 무인기에 뚫렸는데,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는 지난 9일 남북 육로의 완전 단절과 요새화를 선언했다. 북한은 작년 말부터 남북 육로 단절을 진행했고 지난 5월부터 7월까지는 경의선·동해선 철로도 철거해 왔다.
아울러 북한은 ‘평양 무인기 침투’가 한국군에 의한 것이라고 기정사실화하면서 군사적 보복을 포함한 대남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날 노동신문은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과 국방성 대변인의 담화 등 전날 나온 3건의 대남 비난 발표문을 게재했다. 북한은 국방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다시 한번 무인기가 출현할 때는 대한민국발 무인기로 간주하는 것과 함께 공화국에 대한 선전포고로 여기고 우리 판단대로 행동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김여정은 14일 또 담화를 내고 “평양 무인기 사건의 주범은 대한민국 군부 쓰레기라는 걸 명백히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휴전선 부근의 북한 포병 부대와 화기 부대에 완전 사격 준비 태세를 갖추라는 작전 예비 지시를 하달한 상태다. 무인기가 휴전선을 넘어올 경우 이를 격추하겠다는 것인데, 이 과정에서 북한 화력이 남측 지역에 떨어질 경우 우리 군의 대응 사격으로 국지적 교전이 벌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군사 전문가들은 전했다. 인민군 총참모부의 작전 지시도 그런 상황을 상정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북한이 대남 위협 수위를 높이는 가운데 김명수 합참의장은 이날 인천해역방어사령부를 방문해 “적 도발에 철저히 대비하고 적 도발 때는 좌고우면하지 말고 즉각·강력히·끝까지 응징하라”고 지시했다. 군은 대북 감시 경계 및 화력 대기 태세 강화 지침도 하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