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무기를 선적한 러시아 선박이 북한 나진항에서 출항하기 전 대기하는 모습. /국가정보원

국가정보원은 18일 북한이 작년 8월부터 최근까지 총 70여 차례에 걸쳐 1만3000여 개 이상의 컨테이너 분량에 달하는 대량 살상 무기를 러시아에 지원한 것으로 평가했다. 한국 정부가 대북 제재 대상으로 지정한 러시아 화물선(안가라호, 레이디알호)이 북한 나진항으로 들어가 포탄과 미사일, 대전차 로켓 등을 러시아로 실어 나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북한과 무기 거래를 금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다.

그래픽=김현국

국정원은 우크라이나 국방정보총국이 전장에서 수거한 북한제 무기를 확인한 결과, 북한이 러시아에 지원한 무기는 122mm·152mm 포탄, 대전차 미사일(불새-4), KN-23 등 단거리탄도미사일, RPG 대전차 로켓, 다연장로켓포 등으로 파악됐다고 했다. 우크라이나군이 전장에서 수거한 다연장로켓포와 9M113 대전차미사일 등의 표면에는 ‘9M113 콩쿠르’ 같은 한글이 적혀 있었다. 국정원은 그간 북·러를 오간 화물선에 선적됐던 컨테이너 규모를 감안할 때 지금까지 북한의 122mm·152mm 포탄 800만발 이상이 러시아에 지원된 것으로 분석했다.

나진항 출항 북한 무기 선적./국가정보원

지난 8월에는 북한 미사일 개발의 핵심인 김정식 군수공업부 제1부부장이 북한군 장교 수십 명과 함께 우크라이나 전선 인근 KN-23 탄도미사일 발사장을 방문해 러시아 군인들에게 북한제 탄도미사일 운용 방법을 가르치는 정황도 포착됐다. 북한이 러시아의 이스칸데르-M 탄도미사일을 기반으로 개발한 KN-23은 정밀 타격 능력을 갖춘 북한의 최신 단거리탄도미사일이다. 사거리가 600~800km에 달해 한반도 전역을 타격할 수 있다.

실제로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군이 발사한 KN-23 미사일이 수도 키이우 등에 떨어져 다수의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다만 우크라이나 정보 당국은 북한이 러시아에 지원한 다수의 북한제 무기들이 불량률이 높고 정확도가 낮아 정밀 타격용보다는 전선 유지 목적의 물량 공세용으로 쓰이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