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치 공격 헬기(AH-64E) 이륙 모습.

군 당국이 4조7000억원 규모의 아파치 공격 헬기(AH-64E) 36대를 미국에서 구입하기로 한 계획을 재검토하는 것으로 18일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헬기 무용론’이 나올 정도로 공격 헬기가 드론과 휴대용 미사일에 격추되는 사례가 불거지자 아파치 헬기 도입을 원점에서 다시 검토하는 것이다. 육군은 현대전 양상 변화에 맞춰 기존 81㎜ 등 박격포를 드론으로 대체하는 안도 추진하고 나섰다.

군 소식통은 “국방부와 육군, 방위사업청이 아파치 공격 헬기 36대 도입과 관련해 도입 대수를 줄이는 안 등을 포함한 종합 재검토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군과 방산 당국은 드론 등 무인 무기 체계 발전에 따라 공격 헬기의 유용성 등에 대해서도 검토를 병행하고 있다고 한다. 군 소식통은 “최소한 육군이 소요를 제기한 36대를 모두 도입하지는 않을 분위기”라며 “논의 경과에 따라 36대 도입 결정을 전면 취소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아파치는 세계 최강의 공격 헬기로 ‘전차 저승사자’로 불린다. 군은 2017년 1차로 도입한 아파치 36대를 실전 배치했고 이번에 추가로 36대를 도입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전에서 러시아 공격 헬기가 드론·휴대용 미사일 공격에 잇달아 격추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육군 1년 방위력 개선비(약 6조5000억원)의 70% 수준 예산을 아파치 헬기 도입에 쓸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이 군 안팎에서 제기됐다. 특히 아파치 1차 도입 시 대당 가격은 441억원이었는데 2차 도입 예상가는 733억원으로 급증했고 추후 더 오를 가능성도 있다.

이번 아파치 36대 추가 구매는 문재인 정부 시절 송영무 전 국방장관의 ‘공세적 신(新)작전계획’(신작계)을 계기로 도입됐다. 신작계는 헬기를 동원해 특수부대를 평양에 투입하는 등의 방법으로 유사시 전쟁을 2주 만에 끝내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신작계는 문재인 정부 시절 남북 대화 무드 속에 사실상 폐기됐다. 국민의힘 유용원 의원은 “무인 공격기를 활용한 첨단 전력이 필요한 상황에서 지난 정부의 신작계에 따라 막대한 예산으로 공격 헬기를 추가 도입하는 것에 대해 우리 군의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