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군은 1973년 베트남전에서 철수한 이후론 주로 비전투병 위주로 파병해왔다. 1991년 유엔 가입 이후 1993년 유엔 평화유지군 파병을 시작으로 이라크전 때는 공병(工兵)이 중심이 된 자이툰 부대를 보냈고 지금은 레바논 동명부대, 남수단 한빛부대, 소말리아 해역 청해부대가 파병 중이다. 국내 여론 등을 고려해 전사자나 부상자가 나오는 것을 정부가 우려한 측면이 있다.
노무현 정부 때인 2004년 8월 파병을 시작해 2008년 12월까지 4년 3개월간 연인원 1만9000여 명이 파병된 이라크 자이툰 부대도 공병과 의료 지원 위주로 편성됐다. 노무현 대통령이 파병을 결정하고도 국내 반대 여론으로 인해 국회에서 파병 동의안 처리가 두 차례나 미뤄졌고 결국 공병단 1개 대대와 의료지원단이 파견됐다. 파병지도 원래 예정됐던 이라크 북부 키르쿠크에서 테러가 빈발하자 쿠르드족 자치구역 북부 아르빌로 변경했다. 치안, 의료, 기술교육, 공공시설 재건 등 민사 작전을 주로 펼쳤다. 4년여 동안 9진 병력까지 파병했지만 실제 전투에 투입된 일은 거의 없었다.
2007년부터 레바논에 평화유지단으로 파병된 동명부대도 일부 정찰 임무를 제외하면 의료 지원이나 가축 진료 활동을 주로 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원래 유엔 측에선 한국 비무장지대(DMZ) 경계 근무 경험이 있는 병력을 주로 파견해 전선 경계 작전을 맡아달라는 요청이 있었으나 국민 여론을 고려해 후방에 배치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최근 이스라엘과 레바논 남부에 근거지를 둔 헤즈볼라 간 전투가 계속되자 동명부대를 철수해야 한다는 국내 여론도 높아지고 있다. 2013년부터 아프리카 남수단에서 파병 임무를 수행 중인 한빛부대도 비전투 임무 위주로 활동 중이다. 지금까지 2000㎞ 길이 도로를 보수했고, 남수단 식량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벼 시험재배, 건축·용접·목공 기술학교 운영 등을 하고 있다.
베트남전 이후 해외 파병 중 전사한 한국군은 2007년 아프가니스탄 바그람 기지에서 복무 중 탈레반의 자살 폭탄 테러로 전사한 고(故) 윤장호 하사(사망 당시 병장)가 유일하다. 윤 하사는 통역병으로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됐는데, 현지인 기술교육 통역을 위해 기지 정문 앞에 나가 있다가 테러를 당했다. 국군 유일의 전투병 파병 부대는 소말리아 해역에서 활동 중인 해군 청해부대다. 다만 해적 경계 및 퇴치가 주임무여서 군대와 정규전을 벌일 일은 거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