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략소통센터(SPRAVDI)가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수십 명이 지난 18일 러시아군 관계자로부터 군복 등 보급품을 받아가는 모습이라며 공개한 영상. 영상에는 북한 말투로 "넘어가지 말거라" "나오라, 야"라고 하는 음성도 담겼다. /SPRAVDI

북한이 대내외적으로 특수부대 러시아 파병 사실에 대해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는 가운데, 21일 우리 군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통해 북한 주민들에게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사실을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국가정보원은 지난 18일 최대 1 만 2000여명에 달하는 북한 특수부대원(폭풍군단)을 러시아에 파병하기로 김정은이 결정했다고 밝혔지만, 북한은 이날까지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내부 동요를 우려해 북한이 아직 대대적인 해외 파병 사실을 공개하지 않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군에 따르면 대북 심리 방송인 ‘자유의 소리’는 이날 오전 군사분계선(MDL) 일대 북한 주민들과 장병들에게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 북한군의 존재가 확인되고 있다며 북한군의 파병설을 공식화했다”는 내용을 방송했다.

자유의 소리는 “이달 초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전선에서 북한군 여섯 명이 공습으로 사망했다” “현지 매체들은 18명의 집단 탈영병까지 발생했다는 구체적인 내용을 잇따라 보도하고 있다”는 내용도 방송했다. 전문가들은 추가 파병될지 모르는 북한 최전방 장병들의 심리적 동요를 일으키려는 심리전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북한이 내부적으로 공개하지 않는 러시아 파병에 대해 우리 군이 직접 북한 내부에 관련 정보를 유입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내달 우크라이나 전선에 북한군이 실제 투입됐을 경우, 우리 군이 현지에 북한군을 상대로 한 방송이나 전단을 뿌려 이들의 탈영 등을 유도하는 심리전을 펼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하고 있다. 북한군 최정예 부대로 알려진 ‘폭풍군단’ 대원들이 현지에서 탈영할 경우 북한 당국의 추가 파병이 힘들어 질 수 있고 내부 동요에 따른 체제 불안 효과를 일으키도록 다양한 전략을 활용해야 한다는 취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