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병사 약 2000명이 훈련을 마치고 우크라이나 국경과 가까운 러시아 서부로 이동 중이라고 일본 교도통신이 24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 군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정보 당국도 최근 현지 언론을 통해 “북한군 첫 번째 병력 일부가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전선에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현재 북한군이 훈련 중인 것으로 파악된 러시아 동쪽 블라디보스토크 지역에서 서쪽 쿠르스크 일대까지는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탈 경우 일주일 정도 걸린다고 한다.
우크라이나 북동부 국경에서 약 80㎞ 떨어진 쿠르스크주(州)는 현재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영토로 진격해 점령 중인 지역으로, 가장 격렬한 전투를 벌이는 지역이다. 그러나 상황에 따라 격전지인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에 투입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키이우 인디펜던트는 전문가를 인용해 “북한군 특수부대가 전략적 요충지를 놓고 일진일퇴가 벌어지고 있는 도네츠크주에서 러시아군 일부 부대와 교체 투입될 수도 있다”며 무리한 전투를 통해 다수의 사상자를 낼 수 있음을 시사했다.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수개월간 전장(戰場)은 우크라이나 영토 내로 한정됐다. 우크라이나는 모스크바를 사정거리로 하는 서방의 장거리 미사일 사용 허가를 요청했지만, 확전이 부담되는 미국 등의 반대로 러시아 본토에 사용하지 못했다.
대신 우크라이나는 지난 8월 6일 탱크와 장갑차가 주축인 기갑 보병 부대로 러시아 국경을 넘는 기습 지상 작전을 감행했다. 우크라이나는 쿠르스크주 일대 20여 개 소도시와 마을 등 한때 약 1300㎢에 달하는 러시아 영토를 점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 본토에 전선(戰線)이 형성된 것은 처음이다.
양측은 기갑 부대와 드론, 전투기와 미사일 공습 등 쿠르스크에 전력을 쏟아부으며 석 달째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특히 러시아가 쿠르스크 탈환을 위해 체첸 특수부대 등 대규모 병력을 지속적으로 투입하는 일명 ‘고기 분쇄기(meat grinder)’식 인해전술을 쓰면서 인명 피해는 급증했다. 영국 국방부에 따르면 러시아군 월간 최대 사상자는 지난 5월 1262명이었는데, 쿠르스크 전투 이후 지난달 러시아군 하루 평균 사상자는 1271명 수준으로 치솟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에만 3만여 명의 사상자가 나왔을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