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의 외교·안보 수장들이 31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 국무부에서 외교·국방(2+2) 장관 회의를 개최하고 북한의 러시아 파병에 대해 “러북 간 군사 협력 심화를 가장 강력한 언어로 규탄한다”고 했다. 전날 한미안보협의회의(SCM) 공동성명에서 삭제됐던 ‘북한 비핵화’는 이날 공동성명에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지속적인 공약을 재확인했다”는 내용으로 담겼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김용현 국방부 장관, 미국의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은 이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양국은 “미국이나 동맹국에 대한 북한의 어떠한 핵 공격도 용납할 수 없으며 정권 종말로 귀결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기자회견에서 한국 측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미국 측은 ‘한반도 비핵화’란 용어를 사용하면서 또다시 입장 차이가 감지됐다.
‘북한 비핵화’는 말 그대로 북한의 핵 폐기에 방점이 찍혀 있다면, ‘한반도 비핵화’는 한국을 포함한 전체 한반도를 포함하는 개념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가속화로 비핵화가 현실적으로 어려워지면서 핵 비확산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한국에서 일고 있는 자체 핵무장에 대한 미국 내 부정적 분위기도 반영된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북한은 1일 전날 발사한 ICBM(대륙간탄도미사일)과 관련, “최종 완결판 ICBM ‘화성 19형’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화성 19형은 지금까지 북한의 ICBM 중 최고 높이, 최장 비행시간을 기록했다. 또 탄두 부위가 이전보다 뭉툭한데, 이는 다탄두 기술을 적용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핵무력 강화 노선을 절대로 바꾸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가 확보한 패권적 지위가 절대 불가역이라는 것을 세계 앞에 보여주게 됐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