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이 지난달 15일 폭파한 경의선 남북연결도로에 높이 11m에 달하는 토성을 세운 것이 확인됐다. 합동참모본부는 4일 이같이 밝히고 "전차 차단용 구덩이를 5m 파고, 그 뒤에 최대 높이 11m의 성토지를 만들었다"고 했다. /합동참모본부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폭파한 경의선·동해선 남북연결도로에 깊이5m 구덩이와 높이 11m 토성(土城) 등 대전차 장애물 건설을 완료했다고 4일 밝혔다.

합참은 “북한군은 지난달 15일 폭파시킨 경의선·동해선 남북연결 도로에서 다수의 병력과 중장비를 투입하여 지난 2일까지 작업을 진행했다”고 했다.

플래닛 랩스가 10월 30일 촬영해 31일 공개한 서부접경지역 위성사진. 지난 10월 15일 폭파한 경의선 남북연결도로에 높이 11m에 달하는 토성을 세우고 시멘트로 폭 120미터에 달하는 대전차구를 만들었다. /Planet Labs PBC /AP 연합뉴스

합참 설명을 종합하면 북한군은 기존의 철도와 도로가 있던 곳에 동서로 120m(경의선), 160m(동해선) 남북으로 10m, 깊이 3~5m의 대전차구(전차의 기동을 차단하기 위해 판 구덩이)를 콘크리트로 만들었다. 대전차구 북측으로 바로 뒤에는 흙을 쌓아 최대 높이 11m의 흙벽을 만들었다. 일종의 토성을 쌓은 것이다. 흙벽은 좌우로 120m(경의선), 180m(동해선) 남북으로는 50m 가량으로 분석됐다.

북한군이 지난 1일 동해선 남북연결도로 폭파 지점에 흙벽을 쌓고 그 위에 인공기를 게양한 모습/ 합동참모본부

합참 관계자는 “북한군은 남북연결도로 폭파 이후 경의선과 동해선에 하루에 300~400명씩의 인력과 굴삭기 등 중장비를 투입해 지난 2일까지 작업을 마무리했다”고 했다. 북한은 동해선에 만든 흙벽 위에 지난 1일 인공기를 꽂고 사진을 찍은 뒤 인공기를 철수시킨 정황도 확인했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이 국경선을 주장한 만큼 이곳이 자기 땅임을 보여주기 위한 쇼로 해석된다”며 “사진 촬영을 위해 단시간만 인공기를 걸었던 것으로 본다”고 했다. 경의선에서는 인공기 게양 등은 없었다고 한다.

다만 군에서는 이 같은 북한의 작업이 군사적 의미는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합참은 “북한이 흙벽을 밀어 대전차구를 메우고 남침루트를 만드는 것은 단 시간에 가능하다”고 했다. 마찬가지로 우리 측에서도 교량전차를 이용하거나 우회기동을 통해 전차 이동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이 주장하는 ‘남북 연결 완전차단’ 조치를 완료했다는 보여주기식 공사로 판단된다”고 했다.

지난 10월 29일 플래닛 랩스 PBC가 촬영한 동해안 남북 접경지역 위성 사진. 북한군은 동해선 남북연결도로 폭파 지점에 흙벽을 쌓고 폭 160미터의 대전차구를 설치했다./플래닛랩스 PBC /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