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식 국가안보실장은 22일 러시아가 북한의 우크라이나전 파병에 대한 대가로 북한에 평양 방공망을 강화할 수 있는 대공 미사일 등 대공 장비를 지원했다고 밝혔다.
신 실장은 이날 오후 SBS ‘편상욱의 뉴스 브리핑’에 출연해 ‘러시아가 북한의 파병에 대한 대가로 무엇을 준 것으로 파악되느냐’는 질문에 “북한의 취약한 평양 방공망을 보완하기 위해, 관련 장비와 대공 미사일 등이 북한에 지원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답했다.
신 실장은 “여러 경제적 지원도 있었던 것 같고, 지난 5월 27일 (북한이 한 군사정찰위성 발사가) 실패한 이후 (러시아의) 위성 관련 기술, 그 외 여러 군사기술도 북한으로 들어간 것 같다”고 했다.
한편 북한은 최근 러시아에 170㎜ 자주포와 240㎜ 방사포 등 장사정포를 추가로 수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북한이 이 장사정포들을 운용해주기 위해 포병 인력을 추가로 파병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신 실장은 “장사정포는 러시아에 현재 없는 무기 체계로, 관련 운용 병력의 일부가 갈지, 전부가 갈지 지켜봐야 한다”며 “만약 편제된 요원이 다 간다면 최대 4000명 정도가 될 것”이라고 했다.
신 실장은 다만 북한의 실제 추가 파병 가능성에 대해 “전혀 배제할 수는 없지만, 현재 확인된 바는 없다”며 “계속 추적 감시하고 있다”고 했다.
신 실장은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를 지원할 가능성에 대해선 “북한의 파병 상황을 보면서 단계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이미 밝혔다”며 “가치 공유국, 유사 입장국과의 연대 등을 포괄적으로 고려해 방침을 결정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기 행정부 때처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추진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미국의 정책을 예단해 이야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면서도 “북한 비핵화에 대한 원칙에는 미국 민주·공화당이 초당적으로 변함이 없고, 이를 바탕으로 한미가 소통해서 대북 공조를 긴밀히 한다는 노력에는 변함이 없다”고 했다.
신 실장은 또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한미일 안보 협력은 더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이 거래를 중시해서 협력이 약화하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있지만), 오히려 이익을 고려하기 때문에 한미일 안보 협력이 강화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신 실장은 “한미일 안보 협력은 실제로 3국의 공동 이익을 위해 가장 중요한 협력 기제”라고 강조했다.
신 실장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요구해올 가능성과 관련해선 “한미 공동의 이익을 위해 한국의 국력 신장과 함께 한국의 (분담금) 기여는 지속적으로 확대돼 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될 가능성이 많다”고 했다.
신 실장은 윤석열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5일(현지 시각) 페루에서 정상회담을 한 것에 대해선 소원했던 한중관계가 이번 회담을 계기로 다소 가까워졌다고 평가했다. 신 실장은 “한중관계는 2016년 7월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한국 배치로 나빠졌는데, 2017년부터 문재인 정부가 한미 갈등이나 잡음을 각오하고 한중관계 발전을 위해 노력했지만 성과가 없었다”면서 “윤석열 정부 들어서 한미동맹이 확고해지고 한미일 안보 협력 등 가치 공유국 간 연대·협력이 강화되니 오히려 중국이 한중관계 정상화에 나섰다”고 했다.
신 실장은 그러면서 “한미동맹과 한중관계는 배치되는 것이 아니고, 반비례 관계가 아닌 정비례 관계”라며 “한미동맹이 튼튼하고 가치 공유국과의 연대가 강화될수록 한중관계도 정상적이고 성숙하게 발전한다. (미국·중국 중에서) 양자택일이 아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