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이 저렴하면서도 레이더에 거의 잡히지 않아 ‘가성비 끝판왕’으로 불리는 골판지 드론을 도입한다.
3일 국방부에 따르면 군은 올해 말쯤 골판지 드론 도입 계약을 마무리하고 내년 초 100여 대를 납품받아 드론작전사령부에 배치할 계획이다. 군은 골판지 드론을 우선 정찰용으로 운용하고, 추후 자폭 용도로도 도입 또는 개발하는 방안을 검토할 방침으로 전해졌다.
골판지 드론은 ‘종이비행기’인 만큼 제작 비용이 저렴하고 요격이 쉽지 않아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다. 특수 처리를 하지 않아도 재질 특성상 레이더에 거의 포착되지 않아 스텔스기와 같은 성능을 낼 수 있다. 대당 가격은 500만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국방부는 “국내외 구매를 포함해 다양한 방안으로 드론 전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드론이 현대전에서 게임 체인저로 등장하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기 때문에 필수전력 보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드론이 가진 최대의 장점은 가성비”라며 “공간적 또는 시간적, 지리적 제한 없이 군이 유용하게 쓸 수 있는 무기체계 중 하나”라고 했다.
골판지 드론은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가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경제성과 작전적 성능이 입증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크라이나군이 사용한 골판지 드론은 비에 젖지 않도록 왁스 처리한 골판지를 접어 만든 것으로, 대당 3500달러(약 460만원)로 알려졌다. 3㎏ 무게의 폭발물이나 물자 등을 싣고 시속 60㎞로 비행할 수 있다. 러시아 내 군 비행장을 공격해 전투기와 방공체계를 파괴할 때도 골판지 드론이 쓰였다.
북한도 지난달 개최한 무장장비전시회에서 골판지 드론으로 추정되는 기체를 선보였다. 전시회에 앞서 드론으로 BMW 승용차를 공격하는 장면도 공개했다. 당시 고무줄로 날개와 동체가 고정된 것으로 보이는 드론이 포착됐는데, 이는 골판지 드론에 흔히 쓰이는 형태다. 현장을 참관한 김정은은 “생산비용이 적고 생산공정이 단순해 새로운 영역에서 타격력의 한 구성 부분으로 활용하는 것이 용이해지고 있다”며 드론 대량생산에 들어갈 것을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