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은 16일 정치권을 향해 “목전의 정파적 이해를 떠나 국가의 안전과 미래를 위한 초당파적 자세로 난국 탈출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본지에 보내온 A4지 한장 분량의 입장문에서 “다사다난한 한해를 마무리하고 희망속에 새해를 맞이해야 할 시기에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비상계엄 선포 사태로 예기치 못한 혼란과 불안이 발생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반 전 총장은 “분열과 반목이 우려되는 현 상황속에서 헌재의 결과가 나올때까지는 이러한 유동적 불안정 상황은 계속 될 것”이라며 “정치권은 말보다는 천금 같은 행동, 상호 절제와 합리적 타협으로 국민들의 신뢰를 얻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반 전 총장은 “우리나라는 대외 개방형 무역국가로서 경제의 대외의존도가 매우 높기 때문에 비상 상황이 국가신용도 하락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철저하게 대비해야 한다”며 “핵과 미사일 도발 속에 대남 적대적 태도를 버리지 않는 북한을볼 때 한미 동맹과 안보는 우리의 생존”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중차대한 시기에 국가적 혼란과 방황은 용인될 수 없다”고 했다.
반 전 총장은 “이번 사태로 가장 큰 피해를 본 분들은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일반 시민”이라며 “그러나 또한 혼란 속에서 성숙한 민주주의의 모범을 세계에 보여준 분들도 일반 시민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성숙한 민주시민의식이야말로 나라를 혼란에서 구할 수 있는 가장 소중한 자산이라고 믿는다”며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굳건한 신념 속에 나라의 주인으로서 이 난관을 헤쳐나갈 능력이 5100만 국민에게 있음을 믿는다”고 했다. 반 전 총장은 “우리는 이보다 훨씬 더 힘겨운 것들을 감당해 왔다”며 “포기와 좌절을 넘어 긍정과 희망의 새해를 준비하시길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