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한중 외교장관이 처음으로 전화 통화를 갖고 현재 상황을 공유하며 양국 간 관계 증진 방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24일 외교부에 따르면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과 이날 오후 7시부터 30분간 전화 통화를 갖고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하에서도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지속 발전시켜 나간다는 우리 정부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했다. 조 장관은 특히 “내년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양국이 APEC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지속해 나가자”고 했다.

왕 부장은 최근 양국 공동의 노력으로 양국 관계가 발전하는 추세에 있는 점을 평가하고 “한중 관계가 건강하고 안정적으로 발전하는 것은 양국 모두의 이익에 부합하는 일”이라고 화답했다. 그는 “한중 관계의 양호한 흐름이 이어지도록 한국 측과 다양한 분야에서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해 나가자”며 내년 한국의 APEC 개최에 대한 중국 정부의 지지 입장을 거듭 표명했다.

우리 정부는 APEC을 계기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방한을 추진 중이다. 이런 가운데 왕 부장의 이번 입장 표명은 양국 간 긍정적 흐름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보인다.

조 장관과 왕 부장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이 양국의 공동 이익이라는 공감대 속에서 한반도 정세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전략적 소통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 외교부는 “양국은 이번 외교 장관 통화 이후에도 국장급 협의 등을 통해 외교 당국 간 소통을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이번 통화는 탄핵 정국 여파로 한중 외교 공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이뤄졌다. 김대기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주중 대사로 내정됐지만 사실상 임명 절차가 중단된 상태다. 정재호 대사가 귀국하면 반년 이상 주중 대사가 공석이 될 가능성이 있다. 지난 7월 이임한 싱하이밍 전 주한 중국 대사 후임으로 내정된 다이빙 대사는 오는 27일 부임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14일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가결된 직후 정병원 외교부 차관보는 당일 저녁 팡쿤 주한 중국 대사대리와 만나 상황을 공유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