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사령부가 지난 6월 26일 북한의 도발에 대비해 부대별 작전지역에서 해상사격훈련을 실시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12·3 비상계엄으로 취소·연기된 각 군 훈련이 42개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방부 장관과 육군참모총장, 특수전사령관, 수도방위사령관 등 군 주요 수뇌부가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는 비상 상황에서 군사훈련도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면서 대북 군사 대비 태세에 구멍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4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안규백 의원이 군 당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계엄을 전후한 지난 2∼4일 각 군에서 실시 중이었거나 계획했던 훈련 가운데 ‘비상계엄 관련 상황’을 이유로 취소된 후 재개 여부가 정해지지 않은 훈련은 42개에 달한다.

17사단과 수도포병여단은 4일로 예정됐던 포탄 사격 훈련을 취소했다. 한반도 유사시 북한 지역으로 신속하게 진격하는 임무를 맡고 있는 7기동군단 예하 수도기계화사단·8기동사단·7포병여단 등이 참가하는 대침투 종합 훈련도 취소됐다. 이 밖에도 한국형 3축 체계(킬체인, 한국형 미사일 방어, 대량 응징 보복)를 실제로 구현하는 임무를 지닌 부대 중 하나인 미사일전략사령부에서도 지난 3∼4일 사령부 예하 모 대대가 철야 훈련을 실시하던 도중 비상계엄 상황으로 훈련을 중단했다.

한미가 일정을 조율해 진행하는 연합 훈련도 다수 취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계엄에 동원된 육군 특수전사령부 예하 제1공수여단·제3공수여단은 전시 연합 특수작전 수행 능력을 향상을 위한 한미 연합 동참 훈련을 각각 취소했다. 육군 1포병여단은 주한 미군과 함께 지난 4일 영화 ‘강철비’로 잘 알려진 다연장 로켓(MLRS) 사격 훈련을 하기로 했지만 계엄 여파로 취소됐다. 군 관계자는 “제이비어 브런슨 신임 한미연합사령관이 지난 20일 취임식에서 연합 훈련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는데, 이 같은 훈련 취소 상황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던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국방부는 “계엄 직후 합참이 부대 이동을 통제하면서 일부 훈련이 취소·연기됐지만 현재는 정상적으로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