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군이 26일(현지 시각)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작전을 수행하던 북한군 포로(왼쪽)를 생포한 사진을 텔레그램을 통해 공개했다. 국가정보원은 이 북한군 포로가 27일 부상이 악화해 사망했다고 밝혔다. /텔레그램

국정원이 러시아의 대(對)우크라이나 전선에 파견된 북한군 1명이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됐지만 부상 악화로 하루 만에 사망했다고 27일 밝혔다. 또 우크라이나 군 당국이 입수한 북한군 부대 명단에 따르면 북한군은 10대 후반~20대 초반으로 열악한 가정 환경 출신으로 나타났다.

국정원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26일 생포됐던 북한군 1명이 부상이 심해져 사망했음을 우방국 정보기관을 통해 확인했다”고 27일 밝혔다. 앞서 우크라이나 특수전사령부(SOF)는 26일(현지 시각) 러시아에 파견된 북한 병사를 포로로 잡았다면서 관련 사진을 텔레그램을 통해 공개했다. 사진 속 남성은 초췌한 얼굴의 동양인이었고, 군복을 입은 백인 남성이 기념 촬영을 하는 듯한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우크라이나 현지 매체는 “사진 속 남성은 심각한 상처를 입은 상태로 보이지만, 치료를 받았는지와 현재 상태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고 했다. SOF는 이 북한 병사 외에도 러시아제 BTR-82 장갑차, 무기, 문서 등을 전리품으로 노획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군 당국은 쿠르스크 전선에서 사망한 북한군의 소지품에서 ‘2소대 2조 상세 명단’도 확보했다고 27일 군 소식통은 전했다. 이 소식통을 통해 입수한 명단에는 북한군 대원 9명의 이름·생년월일·가족 관계 등이 모눈종이에 손글씨로 빼곡히 적혀 있었다. 이 자료에 따르면 부대원들의 평균연령은 21세로, 가장 어린 군인은 2006년생(18세)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은 부모가 사망했거나, 노동자 또는 농장원으로 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열악한 가정 환경 출신의 부대원들이 러시아로 파병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이 나온다. 해당 명단에 명시된 군인들의 고향은 평양, 개성, 평안북도, 자강도 등이었다.

우크라이나군은 최근 드론(무인기)으로 북한군을 공격하는 영상, 북한군 추정 시신과 신분증 사진 등을 연이어 공개했다. SOF는 지난 24일에는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사살한 북한군 병사의 품에서 발견된 것”이라며 북한군 병사가 쓴 것으로 추정되는 손 편지를 공개했다.

우크라이나군의 이런 선전 활동은 이역만리 타국에서 목숨을 잃은 북한군 실상을 알려 러시아 파병 북한군의 사기를 저하하려는 심리전 차원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