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빙(戴兵) 신임 주한중국대사가 30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 신임장사본 제출을 위해 들어서 엘리베이터를 타며 기자들에게 손인사를 하고 있다./뉴시스

지난 27일 부임한 다이빙(戴兵) 신임 주한 중국 대사가 30일 외교부에 신임장 사본을 제출하고 공식 업무를 개시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신임장 사본 제출은 (대사) 업무를 시작한다는 신호로 보면 된다”며 “내년 1월에 신임장 제정식을 할 예정”이라고 했다.

신임장은 파견국 국가원수가 접수국 국가원수에게 외교관 임명 사실을 알리고 해당 외교관을 신용해 주기를 바란다는 뜻으로 제출하는 문서다. 대사가 부임하고 정식으로 신임장을 제정하기까지 시간적 간격이 있기 때문에 통상적으로 사본을 먼저 제출하고 업무를 시작한다.

다이 대사의 신임장 사본의 제정 대상 명의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돼 있다고 한다. 외교부 당국자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명의로 바꿀 수 있다고 파견국에 안내했고 전적으로 파견국 의사에 따라 결정된다”고 했다. 국제관례상 파견국이 명의를 바꾸지 않는 경우에도 신임장 접수 자체는 문제가 없다고 한다.

다만 신임장 사본만 제출한 상태에서는 대사로서 공식 활동에 제약이 따른다. 국회의장과 대법원장 등 3부 요인과 정식으로 만날 수 없으며 대통령 주최 행사에 참석할 수 없고 언론 활동에도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특별한 일이 있는 경우 외교부에 요청하면 (외교부가 3부 요인 등과의 만남을) 주선할 수 있다”고 했다.

다이 대사가 업무를 시작하면서 한·중 외교 공백 우려를 어느정도 불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주중 대사로 내정된 김대기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 여파로 사실상 임명 절차가 중단된 상태다.

한편 외교부는 다른 국가 대사들에 대한 신임장 제정식도 다음 달 중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대사들이 부임할 때마다 신임장 제정식을 할 수는 없기 때문에 관례대로 (여러 대사의 신임장 제정식을 한꺼번에) 진행할 것”이라며 “조만간 동티모르, 시에라리온, 에콰도르, 파나마, 가봉, 네팔 등 주한 대사들의 신임장 제정식을 계획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