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 동맹 체결에 이어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등으로 심화하는 북·러 간 군사 밀착을 두고 한미 전문가들은 엇갈린 전망을 내놨다.
8일 브루킹스연구소·한국국가전략연구원(KRINS)·조선일보 국제회의에서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러시아는 결국 쇠퇴하고 김정은은 썩은 동아줄을 잡게 된 결과를 맞게 돼 리더십의 위기에 봉착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시리아 정권의 최대 후원 세력은 푸틴이었는데 지난달 반군에 의해 축출되고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해외로 도피·망명하는 과정에서 러시아는 전혀 힘이 되지 못했다”라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전 종전 이후 유럽의 지역 강국 정도로 세력이 축소될 것”이라고 했다. 전쟁에 지친 러시아의 역내 영향력이 급속도로 줄어들 수 있고, 북한은 파병 등에 대한 대가를 제대로 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취지다.
반면 함형필 한국국방연구원 안보전략센터장은 “러시아가 북한의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대신해 주거나 ICBM 시험장을 임대해주는 등 북한의 전략무기 개발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어 “미국의 전략핵 보복에 대한 방패막으로서 러시아가 대북 핵우산 보장이나 방위 공약을 제공할 수도 있다”고 했다.
미 전문가들은 북·러가 우크라 전쟁을 통해 혈맹(血盟)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 CSIS 시드니 사일러 선임고문은 “북·러 밀착을 통해 김정은은 ‘비핵화 없이 생존’이라는 가장 중요한 전략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제재와 압력을 회피할 수 있는 채널을 가지게 됐다”고 했다. 스팀슨센터 제니 타운 한국 국장은 “두 국가 관계는 일회성 거래나 단기적 이해관계를 넘어, 전략적 동맹의 성격을 띤 장기적이고 포괄적인 협력 관계로 발전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