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가 제4차 핵협의그룹(NCG) 회의를 통해 트럼프 2기 출범 이후에도 ‘일체형 확장억제(핵우산)’를 위한 핵 협의 채널을 계속 가동하겠다는 의지를 확인했다. 일체형 확장억제는 미군의 핵 전력과 한국의 첨단 재래식 전력이 통합되는 것을 의미한다.
한미는 지난 10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 DC에서 제4차 NCG 회의를 개최하고 “NCG는 확장억제를 강화하고 한반도와 역내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는 ‘지속적인 양자 협의체’”라며 “NCG가 한미 일체형 확장억제 강화를 위한 공고한 토대로서 계속 기능해나갈 것임을 재확인했다”고 국방부가 12일 밝혔다.
양측은 또 “미국 또는 동맹국에 대한 북한의 어떠한 핵 공격도 용납할 수 없으며 정권 종말로 귀결될 것”이라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상반기에 제5차 NCG 회의를 한국에서 개최한다는 내용을 포함한 ‘2025년 상반기 NCG 임무 계획과 주요 활동’도 승인했다.
이번 회의에는 조창래 국방부 국방정책실장과 카라 아베크롬비 미 국방부 정책부차관대행이 대표로 참석했다.
한미 NCG는 북한 핵 위협 억제·대응을 목표로 하는 고위급 전략 상설 협의체다. 2023년 4월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의 ‘워싱턴 선언’에 따라 그해 7월 출범했다. 한미 정상은 지난해 7월 NCG를 통해 마련한 ‘한반도 핵억제 및 핵작전 지침’을 승인했다. 당시 윤 대통령은 “한미 동맹은 명실상부한 핵 기반 동맹으로 확고하게 격상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트럼프 2기 시작 이후 한미 간의 확장억제 공약과 전략자산 전개 등 한미 NCG 체제 전반에 어떤 변화가 올지는 두고 봐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맹 관계를 ‘거래’ 관점에서 바라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1기 시절, 미측은 전략자산 전개 및 한미 연합 훈련을 일방적으로 축소했던 전례가 있었다.
4차 NCG 회의는 지난달 4일 열릴 예정이었지만 12·3 비상계엄으로 순연됐다. 한미가 순연 전 4차 NCG 회의와 함께 진행하려고 했던 제1차 NCG TTX(도상연습)는 이번에 이뤄지지 않고 추후 개최를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NCG TTX는 북한의 핵 사용 시나리오에 맞춰 국방 분야 당국 관계자들이 실시하는 토의식 도상연습이다.